물결님, 누군가와 잘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돌멩이레터 22호 | 하울팟(HOWLPOT)
시선, 작고도 거대한 움직임
물결님, 누군가와 잘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가족, 사랑하는 애인, 친구, 동료 혹은 나 자신 누구든 말이에요. 같이 산다는 걸 넘어 ‘더불어 산다’는 건 기꺼이 내 곁을 내어주고 서로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 힘쓰기로 동의하는 일이에요. 그러기 위해서 서로의 다른 점, 서로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조심해야 하는 것 등 삶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죠. 필요에 따라서는 행동의 개선이나 반복적인 노력도 수반되고요.
반려동물과 더불어 사는 삶도 마찬가지예요. 물결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거나 주변에 있는 수많은 반려동물들이 우리와 더욱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선 아이들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고 어떤 걸 좋아하는지 깊은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 주는 것이 중요해요. 서로를 이해하고 적절히 타협하는 과정을 지속해 거치면서 비로소 반려동물, 반려인 그리고 비반려인 모두가 자연스럽게 함께 살아가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답니다. 오늘은 먼저 그 세상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브랜드 '하울팟'의 이야기를 물결님께 들려 드릴게요.
- 모과 드림
|
좀 다르게 접근할 순 없을까?
2015년, 삼성전자에서 일하며 실력을 인정받던 두 명의 제품 디자이너가 동시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요. 이 둘은 대학생 때부터 함께 디자인 멤버십 활동을 하며 알게 된 사이였죠. 우연히 같은 해에 같은 회사, 그것도 같은 사업부의 디자이너가 되어 일하기 시작해 3년간 TV나 스피커 등의 가전제품을 디자인했어요. 하지만 기업 소속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느끼는 한계 앞에서 진짜 내 것을 디자인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만 커져 나가요. 그러다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자 동료들과 모여 진행한 리서치에서 당시 반려동물 시장의 상황을 처음 마주하게 됩니다.
|
©하울팟
" 우리나라도 반려동물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이에요.
그런데 개집·고양이집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더라고요."
- 하울팟 인터뷰(중앙일보, 2016.06.09)
물결님, 예전에는 '반려동물'을 '애완동물'이라는 표현했던 것 기억하세요? 약 10여 년 전만 해도 반려동물을 일종의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경우를 흔히 보곤 했어요. 반려동물용품도 소재나 디자인이 똑같은데 색깔만 다른 쿠션이 여기저기서 판매되고 있고 아이들의 선호나 습성보다는 사람 입장에서 보기 좋고 쓰기 편한 제품이 대부분이었죠. 온전히 반려동물을 위해, 반려동물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나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려웠어요. 좋아하는 반려동물 관련 브랜드가 뭐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도 없었죠.
'더불어 사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아이들이 쓸 물건인데, 꼭 저렇게 해야만 하나? 좀 다르게 접근할 순 없을까?' 반려동물을 좋아하던 두 사람은 반려동물 시장에 새로운 시각과 접근이 필요하다는 걸 발견해요. 그건 동시에 디자이너로서 문제를 개선하고 다양한 걸 시도하며 역할을 발휘하기 좋은 시장이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했죠. 그렇게 반려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접근해보자며 시작한 브랜드가 바로 임동률&안중근 대표의 '하울팟(HOWLPOT)'입니다.
|
©하울팟
하울팟은 강아지들이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인 '하울(howl)을 담는 그릇(pot)'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욕구를 잘 듣고 담아내겠다는 결심에서 비롯되었죠. 하울팟은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으로 여겨지던 디자인 권리를 반려동물에도 주고자 했어요. 좋은 디자인이란 사용하는 이가 편하고 유용하게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의미해요.
사람을 향하던 시선을 반려견에게로 옮기는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강아지가 본래 가진 특성과 습성을 이해하고 반려동물이 실제로 편하고 유용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제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반려'의 관점으로 접근하려 노력해요. 이를 위해 반려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때로는 반려견 행동양식 전문가와 함께하기도 해요. 뿐만 아니라 심미적인 디자인 요소도 갖추어 반려견과 반려인 모두가 만족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죠.
|
하울팟의 디자인적 관점을 적용해 반려견들이 최적의 편안함과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대표적인 제품 몇 가지를 소개해드릴게요.
1. 하울리(HOWLY) 하울리는 하울팟의 시그니처 반려견 디자인 하우스에요. 반려견 행동 양식 전문가의 의견을 더해 만들어진 제품이죠. 강아지는 본능적으로 체온을 유지하고 음식을 숨기기 위해 땅을 파려는 야생의 습성을 가지고 있어요. 이 점을 고려해 아이들이 실제로 땅을 파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경사각을 세우고 둥근 입구면을 만들어 아이들이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했어요. 또 폐쇄된 공간을 두려워하는 아이, 오픈된 공간을 싫어하는 아이 모두가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반 오픈 형태로 디자인되어 있어요.
|
2. 노즈워크 토이 '라면' 물결님 강아지들이 운동화 끈을 물고 잡아당기는 모습 본 적 있으세요? 긴 끈을 잘 가지고 노는 건 강아지의 놀이 습성 중 하나에요. 노즈워크 토이 라면은 이런 강아지의 습성을 반영해 긴 줄을 엮어 면발로 표현했어요. 그리고 엉킨 면발 사이로 고기와 야채 토핑을 더해서 간식을 숨겼을 때 아이들의 후각을 더욱 자극할 수 있도록 했죠. 노즈워크 놀이가 처음인 아이부터 익숙한 아이까지 즐길 수 있도록 기본 구성품만으로 난이도를 설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도 제공하고 있어요.
|
©하울팟
3. 워킹 수트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제품은 바로 이 워킹 수트에요. 대부분의 강아지 옷들은 위(등)쪽이 막혀있고 아래(배)쪽이 뚫려있어요. 배를 대고 엎드리는 강아지의 특성상 옷으로서 충분한 기능을 하진 못해요. 하울팟의 워킹 수트는 반대로 아래가 막혀있고 등이 뚫려 있어요. 그래서 바닥에 배를 대고 앉더라도 피부를 보호받을 수 있어요. 또 다리에서 위를 향해 입히기 때문에 옷을 입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겪는 불편함도 덜었어요. 방수 처리가 된 가벼운 소재는 아이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몸에 이물이 묻는 것도 방지해주고요. 관리가 쉽고 오래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반려인의 입장에서도 확실한 이점이 있죠.
하울팟은 애견의 관점에서 제품을 디자인하되 반려인이 그 장점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요. 제품을 통해 반려견과 반려인 모두에게 더 나은 '함께하는 삶'이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
브랜드, 문화를 말하다
하울팟은 하울팟은 '애완'이 아닌 '반려'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시장뿐만 아니라 결국 제품을 구매할 소비자, 즉 반려인에게도 있어야 한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는 반려동물을 지지합니다(We stand for companion animals.)"라며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를 이야기하기 시작하죠. 그리고 반려인들이 하울팟의 문화에 관심가지고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해나갑니다. 브랜드가 만드는 문화가 사람들에게 퍼져나간다는 건 브랜드 자체만으로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역할을 갖는다는 의미니까요.
|
©하울팟
한남동에 첫 매장을 오픈한 후에는 하울팟의 가치에 동참하는 작가들과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아트워크 전시를 열었어요. 이후 반려인들이 보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반려동물 식기를 만드는 세미나, 반려인 교육 등을 진행하면서 건강한 ‘반려 문화'란 무엇인지 반려인들이 고민하고 배워갈 수 있도록 했죠. 그렇게 하울팟은 '반려동물' 문화를 향유하는 이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이자 이들을 이어주는 교두보로써 자리매김하기 시작합니다.
1. 반려문화의 놀이터가 되다 이후 행보도 조금 특별해요. 하울팟 2주년 기념으로는 한남동 매장 근처 공간에서 하울팟 브랜드 쇼를 진행해요. 기념일에 할인 행사를 진행하거나 반려동물 페어에 나가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장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킨 거죠. 브랜드 쇼에서는 하울팟의 가치에 공감하는 누구나 방문해 다양한 작가들의 전시를 보고 음식도 먹고 마시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반려동물에게 관심을 가지며 대화할 수 있었어요.
어떤 브랜드를 사용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건 그 브랜드가 가진 가치관이나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이날 하울팟의 브랜드 쇼가 바로 그러했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늦은 시간까지 공간을 채웠던 많은 반려인들을 보며 하울팟은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만나 더 많이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반려인에게도, 반려동물에게도 적극적인 사회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도 함께 말이죠.
|
©메종
2. 사회화 교육에 앞장서다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문화가 매우 급격하게 성장한 편이에요. 반면 반려동물 교육은 시장의 성장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죠. 과거에는 반려동물을 위해 큰 교육 비용을 들인다는 것에 반려인들이 공감하지 못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교육이라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인데, 바쁜 일상에서 조급함을 멀리하고 차분함으로 아이들을 기다려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하지만 물결님, 시선을 옮겨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봐요. 간식을 한 손에 들고 ‘기다려'라고 말한 후 5초, 10초가 지나요. 우리에겐 정말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정말 긴 시간일 거예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어릴 때 한 가지를 배우기 위해 정말 오랜 시간동안, 천천히 여러 번 반복하면서 마침내 체득하게 되잖아요. 반려동물 교육도 비슷해요. 카페, 식당은 물론 여행 등 우리의 일상에 반려동물이 더 깊이, 오래 함께하기 위해선 조급함을 버리고 아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멀리 보고 교육에 힘써야 해요.
그러던 중 하울팟에게 부산 힐튼호텔(아난티코브) 내에 케어 센터를 함께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찾아와요. 반려견과 함께 방문하는 호텔 투숙객들을 고려해 강아지 유치원, 호텔, 스파, 미용, 교육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하고 체계적인 반려견 교육을 실현해본 첫 계기가 됩니다.
|
©하울팟
HCC(Howlpot Care Club) 부산 케어센터 런칭 및 운영을 성공적으로 해낸 하울팟은 반려견과 반려인을 함께 고려하고 연결하는 문화가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서울 서초, 한남 그리고 일산 총 3곳에 반려동물 토탈 케어 센터, 하울팟 케어 클럽을 새롭게 오픈합니다. 반려견 유치원을 비롯해 반려동물 용품숍·미용실·카페 등이 모두 준비되어 있죠. 기존의 '케어 센터'라는 용어 대신 '클럽'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모여 즐겁게 사교하는 공간으로 느껴지게 했어요.
|
- 반려견의 성향과 특성을 고려한 유치원, '케어 클럽'
하울팟에 유치원 등원 상담을 신청하면 전문가 선생님이 반려동물의 성향을 가장 먼저 파악해요.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어떤 행동을 주로 하는지 20분가량의 상담과 3시간가량의 성향 평가를 통해서 진행돼요. 이를 통해 반려견이 보다 편안하고 즐겁게 유치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요. 그뿐만 아니라 일반 케어 클럽과 대형견을 위한 라지 클럽을 별도로 운영하는 등 안전하고 효과적인 교육을 지향하고 있어요.
|
©하울팟
PUPPY SOCIAL PARTY 반려견의 사회화는 어리면 어릴수록 더 쉽고 빠르게 진행된다고 해요. 하울팟은 그래서 지난 5월, 퍼피들과 반려인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신나게 노는 '퍼피 소셜 파티'를 열었어요. 하울팟 선생님들과 함께 반려견과 반려인 모두가 올바른 놀이 문화를 체험하는 파티였죠. 이곳에서 좋은 기억을 얻은 퍼피들은 앞으로도 다른 반려견을 대하는 데 있어서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거예요.
" 좋은 반려동물 문화는 정말 경쾌하게 그 아이가 행복한 게 아닐까요?
저희는 그냥 반려동물과 반려인 모두가 더 행복해질 수 있게 도와주는 거고요."
- 윤성웅 하울팟 브랜드 디렉터
|
생태계의 확장, 공생의 방식으로 최근 하울팟은 반려동물용품 플랫폼으로서 새로운 리브랜딩 소식을 알려왔어요. 하울팟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기존 자사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이들이 경쟁이 아닌 공생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또 다른 형태로 반려 문화를 확장하기 위해서예요. 하울팟이 다루지 않는 제품군 혹은 함께 활용하면 좋은 제품들을 함께 소개함으로써 반려인과 반려동물 모두 더 다채로운 제품 경험과 반려 라이프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
©하울팟
지지의 확장 로고와 슬로건에도 변화가 있어요. 기존에 디자인 권리를 지지하는 차원에서 나아가 반려동물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지지를 더하겠다고 개념을 확장했어요. 앞으로 하울팟이 행복한 반려 라이프를 위해 한계를 두지 않고 더 많은 시도를 거듭할 것을 알려주고 있죠.
또 온라인몰의 회원 멤버십에는 '패트론(후원자)' 스토리를 대입했어요. 하울팟의 물건을 구매하는 분들을 하울팟의 가치를 공감하고 이들을 지지하는, POT-HAT을 쓴 멋진 후원자라고 표현하죠. 하울팟이라는 이름이 반려동물의 다양성을 담는다는 의미를 가진 것처럼, 이제는 반려인들이 자신만의 팟을 준비해 하울팟이 제공하는 경험과 재료를 담아 직접 써보라는 거예요. 제품을 하나 구매하는 것일 뿐인데, 좋은 문화를 선도하는 것만 같은 뿌듯함과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솟아나요.
|
©하울팟
하울팟은 건강하고 행복한 반려 문화가 우리 모두의 일상에 더 넓고 깊게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반려동물의 사회화와 교육을 위해 전문가 양성 커리큘럼을 준비하는 것도, 오프라인 교육의 기회를 늘리려 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죠. 이들은 스스로가 지지하는 세상을 향해 꾸준히 다양한 접점을 만들고 목소리를 냈어요. 그리고 지금도 공생이라는 방식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하울팟이 추구하는 문화를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유일하게 다름을 말한 이들이 문화를 이끌고 새로운 차원의 라이프를 선도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울팟이 추구하는 반려 문화가 계속해서 확장되다 보면 마침내 반려동물과 반려인, 그리고 비반려인까지 모두가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에 펼쳐지겠죠. 지금도 그 방법을 고민하는 하울팟의 걸음을 지지합니다.
물결님,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간다는 건 계속해서 그에게로 시선을 옮긴다는 뜻이에요. 물결님이 잘 살아가고 싶은 대상은 누구인지, 그는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잘 살펴보세요. 그리고 보고 듣고 이야기해 보세요. 함께하는 삶의 모습을 바꿀 거대한 움직임의 첫걸음이 될지도 몰라요.
7월 21일 목요일,
돌멩이레터 23호가 발행됩니다.
|
Editor's comment ✏️
매일 퇴근 후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면 저와 함께 생활하는 반려묘 도토리가 발라당 배를 뒤집으며 저를 맞아줘요. 그의 애교를 마주하면 밖에서 어떤 일이 있었든 그저 웃음꽃이 피어나죠. 물론 이 친구와 함께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요. 함께 산지 4개월 쯤 됐을 무렵엔 생활도 접어둔 채 원인을 모르고 아파하는 그와 매일을 병원에 오갔고요. 급하게 구한 자취방에 방음이 잘 되지 않아 스트레스받아 하던 모습에 무리해서 이사를 하기도 했죠. 그래도 이 친구에게 무언가를 주는 것이 아까웠던 적은 한번도 없어요. 오히려 더 못해줘서 미안한 마음이랄까. 늘 제가 주는 것 이상으로 더 큰 마음을 돌려준다는 걸 잘 알거든요.
물결님, 혹시 '지지하다(Support)'라는 단어의 어원을 아시나요? 'sup(아래)+port(지탱하다, 받치다)'라고 해요. 결국 지지라는 건 그가 가진 무게를 나누어 들겠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요.
물결님에게는 기꺼이 그 무게를 지탱해도 좋을 무언가가 있나요? 있다면 꼭 들려주세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맞은 편에 앉아 눈을 맞춰주는 도토리,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20분간 폭풍 사냥놀이를 선사하러 이만 떠나볼게요.
🪨 오늘 돌멩이를 던진 이는 에디터 모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건강한 마음에 새기는 좋은 이야기로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