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님, 낯선 여행지에서 식사할 곳을 찾을 때 '이 집 괜찮겠다'하는 물결님만의 기준이 있나 돌멩이레터 21호 | 씨드키퍼
필요 충분 적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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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님, 낯선 여행지에서 식사할 곳을 찾을 때 '이 집 괜찮겠다'하는 물결님만의 기준이 있나요? 미리 꼼꼼히 후기를 찾아보고 가는 것도 좋지만, 여행만큼은 우연에 기대고 싶을 때가 많아 저는 거리를 걷다 보이는 식당에 그냥 슥- 들어가 보곤 해요. 그렇다고 아무 곳이나 들어가는 건 아니고요, 저만의 시험지가 있답니다. 바로 식당에서 키우는 '식물'이에요. 사실 이건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비법인데요. 식물이 건강한 곳은 맛과 청결이 보장된다는 거예요. 어릴 땐 그 말을 들으며 '식물 키우는 능력과 음식 손맛은 비례하는 건가?' 싶었지만, 이제는 이 시험지의 진짜 원리를 알 것 같아요. 식물을 돌보는 마음과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짓는 마음은 닮아있거든요.
오늘 소개해드릴 '씨드키퍼(seedkeeper)'도 어쩌면 이 비법을 알고 있을지도 몰라요. 씨드키퍼는 물결님이 자연과 더 가깝게 지낼 수 있도록 돕는 식물생활 브랜드예요. 나 아닌 다른 존재를 돌보는 일의 힘을 믿고, 그 힘이 결국 자신에게 돌아와 더 단단한 나를 만들어 주리라는 걸 믿어요. 그렇게 우리 모두 성장한다고요.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속도로 자라고 있을 물결님들을 상상해 봅니다. 자연이 식물에게 그렇듯 오늘 레터가 물결님에게 필요한 햇빛, 충분한 바람, 적당한 애정이 되어 닿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초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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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좋아, 너도 해볼래?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에게 내가 좋아하는 걸 추천하기가 왜인지 어려워져요. 한때는 '이거 맛있어, 너도 먹어볼래?', '이거 좋아, 너도 해볼래?'하는 식으로 스스럼없이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말이에요. 점점 좋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줄고 각자의 취향은 더 확고해지는 탓이겠죠. 하지만 가끔 ‘와, 정말 좋다' 싶을 땐 여전히 소중한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좋은 걸 같이 누렸으면 하는 마음이 고개를 들어요.
씨드키퍼도 딱 그런 마음에서 시작되었어요. 어느 날 문혜성 대표님 집에 가게 된 송다혜 대표님은 집 한편에서 식물 선반을 발견해요. 한창 씨앗에 빠져있었던 문혜성 대표님이 갖가지 씨앗을 발아하고 있는 중이었죠. 그날 두 분은 선반을 앞에 두고 많은 대화를 나눴고, 헤어질 땐 씨앗도 조금 나눠 가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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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키퍼
씨앗과 함께 송다혜 대표님의 일상은 바뀌기 시작했어요. 평소 일어나기 힘들어 고군분투해야 했던 아침이 가장 먼저 달라졌는데요. 눈을 뜨자마자 베란다로 걸어가 밤사이 씨앗이 새싹을 틔웠는지, 다른 잎이 났는지, 어제보다 오늘 얼마큼 더 자랐는지… 조그만 생명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송다혜 대표님의 아침을 채웠습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의욕도 동력도 잃어가던 시기, 씨앗이 주는 건강함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생각과 에너지도 긍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죠. 이렇게 힘든 순간에 씨앗으로부터 느꼈던 행복과 치유의 과정을 다른 사람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긴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송다혜 대표님의 이런 변화가 문혜성 대표님에게는 타이밍으로 작용했어요. 사실 문혜성 대표님은 오래전부터 농부를 꿈꿔왔거든요. 하지만 모든 걸 버리고 농업으로 전업하기엔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아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어요. 당시 문혜성 대표님은 프리랜서 2년 차에 들어서며 연간 소득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었는데요. 어차피 이렇게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을 거라면 당장 농사를 시작할 순 없더라도, 농사와 가까운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비슷한 인생의 변곡점에 있던 송다혜 대표님을 보며 '지금이 타이밍이다!'라는 결심이 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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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키퍼
“어린 식물을 키워낸다는 것, 하루가 다르게 제 모습을 바꿔 가는 식물을 관찰한다는 것은
혼자를 기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했어요. 저희가 직접 경험하고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생기니,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었어요. 분명 저희와 같은 마음인 사람들이 있겠다 싶더라고요.”
- 문혜성 대표(세컨드히어로 인터뷰, 2022.2)
무기력함에 빠졌을 때, 마음이 지쳤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많지 않죠. 그럴 때일수록 사소한 일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중요해요. 규칙적으로 할 수 있고, 작더라도 변화가 눈에 보이는 일이라면 훨씬 좋아요. 씨앗을 돌보는 일이 바로 그래요. 주어진 하루를 착실히 지키며 정직하게 자라나는 식물을 돌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상이 제자리를 찾게 돼요. 작은 일에도 기뻐할 수 있는 마음의 감각도 되살아나고요. 다른 생명에게 쏟은 애정이 또 다른 힘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는 거예요.
이제 막 무언가를 길러내기 시작한 이들에게는 자신보다 더 어리고 약한 존재를 향한 우려와 걱정이 묻어 있는데, 그건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표정(씨드키퍼, 레터 투 레터 中)이라고 해요. 그렇게 물결님을 비롯한 더 많은 이들의 얼굴에 사랑에 빠진 표정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씨드키퍼'라는 브랜드가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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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건 시간뿐
물결님과 씨앗의 힘을 함께 나누고 싶은 씨드키퍼의 마음은 고스란히 제품으로도 이어져요. 씨드키퍼가 물결님에게 전하고 싶은 건 씨앗 자체라기보단 '씨앗을 기르는 경험'에 가까운데요. 사실 무언가를 기르는 일은 꽤 수고스럽기 마련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씨드키퍼 제품을 받아 보면 씨앗을 심고, 싹을 기르고, 잎이나 열매를 수확한 뒤 이후에 일어날 일들까지 물결님이 경험할 수 있는 과정을 아주 섬세하게 고려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누구나 어떤 환경에서든 거창한 준비물 없이도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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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키퍼
브랜드 이름이자 제품 이름이기도 한 식물생활 스타터 키트 '씨드키퍼'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 씨앗
- 포트와 트레이, 지피 펠릿, 스포이트
- 이름표, 매뉴얼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씨앗키트의 패키지예요. 어디서 많이 본 상자죠? 맞아요. 일반적으로 달걀 상자로 사용되는 것과 같은 것을 활용한 이 패키지는 내용물을 담을 수 있는 용기인 동시에 씨앗을 키울 수 있는 화분 역할도 톡톡히 해요. 100% 천연 펄프로 만들어져 통풍과 배수가 원활하고, 사용 후 버리기에도 편리합니다. 환경을 해치지 않는 소재지만, 자칫 일회용품이 될 수 있는 패키지를 어떻게든 더 활용하려는 씨드키퍼의 고민을 엿볼 수 있어요. 다만 방수 코팅이 되지 않은 종이 펄프이기 때문에 물 주는 양을 조절하지 못하면 트레이가 흐물흐물해질 수 있는데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조금씩 물을 줄 수 있는 스포이트를 동봉하는 세심함도 놓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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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키퍼
반면 식물 초보라면 조금 낯선 구성품도 있어요. 바로 지피 펠릿인데요. 펠릿은 피트모스가 주원료인 압축 토양으로, 물에 잠깐 불려 주면 3-4cm 정도 팽창해요. 식당에 가면 볼 수 있는 코인티슈와 같은 원리입니다. 펠릿은 보비력과 보수력이 우수해 떡잎이 싹트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요. 또 재사용이 가능해 씨앗이 발아하지 않는다면 그 씨앗을 걷어내고, 새 씨앗을 심을 수도 있고요.
펠릿은 발아를 위한 특수 배양토이기 때문에 식물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선 분갈이 흙으로 옮겨주어야 하는데요. 가드닝이 익숙하지 않다면 이 과정에서 뿌리를 다치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펠릿을 싸고 있는 겉망은 자연에서 완전히 분해되기 때문에 따로 펠릿과 뿌리를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흙에 심어주면 돼요. 또, 펠릿의 겉망은 건조할수록 색이 하얗게 변해 언제 물을 줘야 하는지를 직관적으로 알려주기도 해요. 가드닝 초보에게 딱인 씨앗 인큐베이터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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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키퍼
그 외에도 씨앗별로 이름표를 만들어 꽂아둘 수 있도록 나무 막대와 스티커가 들어 있어요. 이 나무 막대는 씨앗을 파종할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고요. 씨앗 각각에 대한 자세한 설명부터, 씨앗 기르기 팁, 수확 후 작물 활용법까지 정성스럽게 담은 매뉴얼도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씨드키퍼에는 물결님이 어엿한 씨앗집사가 되기 위한 모든 것들이 준비되어 있어요. 필요한 건 물결님의 애정과 시간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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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관계 맺기
씨드키퍼는 집에서 키워 식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샐러드나 향신료 씨앗으로 구성된 '가든 시리즈'와 약용 허브 등으로 구성된 '마인드풀니스 시리즈' 그리고 다양한 콜라보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어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만 가지 씨앗 중 실내에서 큰 어려움 없이 기를 수 있고, 직접 수확해 요리나 차(tea), 스머지 스틱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선별해 큐레이션합니다. 물결님이 식물의 한살이를 온전히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물결님의 일상과 삶을 찬찬히 돌아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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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키퍼
각각 다른 주제를 가진 키트들엔 두 대표님의 오랜 고민을 거쳐 씨앗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돼요. 키트 자체가 하나의 정원이라는 생각으로 물결님이 사는 공간은 어떤 곳일지, 그 공간에 어떤 정원을 선물하고 싶은지, 반대로 물결님이 어떤 마음으로 물결님의 공간에 정원을 들이려고 하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요. 그리고 모든 제품마다 '어울리는 성향'과 '제안하는 마음'을 함께 적어 둡니다. 씨드키퍼가 생각하는 정원은 단순히 땅과 식물이 아니라, 물결님과 식물 간의 관계를 뜻하기 때문이에요.
관심과 애정을 갖고 기른 식물과 나의 관계는 곧 세상과 나의 관계로 확장돼요. 씨드키퍼는 우리 모두 결국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분명한 믿음을 가지고 제품뿐 아니라 온·오프라인 콘텐츠도 꾸준히 만들고 있어요. 씨드키퍼 제품 중엔 펠릿에서 기를 수 있는 씨앗 키트 외에도 종이에 씨앗이 박혀있는 ‘씨앗페이퍼'가 있는데요. 지난 3월, 이 씨앗페이퍼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워크숍을 소규모로 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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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키퍼
씨드키퍼의 웹페이지를 살펴보다 유독 인상 깊었던 콘텐츠가 있었어요. 'letter to letter(레터 투 레터)'인데요. 어린이 전시 기획을 업으로 삼았고 지금은 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서가은 님과 씨드키퍼 문혜성 대표님이 주고받은 편지를 기록해 매주 한 편씩 연재한 콘텐츠예요.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채 아이를 낳았지만, 오히려 아이를 키우면서 삶의 중요한 질문들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서가은 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집착한 나머지 어느 한 곳에 마음을 두지 못하고 맴도는 삶을 살았지만, 이제는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고 오래 성장하겠다는 문혜성 님. 두 분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씨드키퍼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어요. (물결님도 시간이 된다면 전문을 천천히 읽어보시길 바라요)
온라인에서 시작된 이 편지들은 현실의 사람과 공간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읽고 쓰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인 기록상점과 함께 전시와 팝업 스토어, 워크숍을 동시에 진행했어요. 처음엔 일정 기간 동안의 제품 판매를 요청 받았지만, 프로젝트가 점점 커지면서 전시까지 하게 됐어요. 씨드키퍼는 이 기회를 통해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레터 투 레터를 관통했던 '돌봄과 관찰'을 주제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 돌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장치들을 전시 곳곳에 마련해 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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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키퍼
“꼭 식물을 키워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각자가 기쁨을 찾는 방법이 다양하니까요. 어떤 사람은 동물과의 교감 또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더 큰 의미를 찾을 수도 있고요. 다만, 관계를 통해 배우고 더 큰 세계를 경험하시면 좋겠어요.
무언가를 보살피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이 성장하는 경험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 씨드키퍼 (세컨드히어로 인터뷰, 2022.2)
워크숍이든 전시든, 씨드키퍼가 크지 않은 규모라도 기회가 될 때마다 오프라인에 힘을 쏟는 이유는 명료해요. 씨드키퍼가 하는 일은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에게서 끝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많은 것들이 온라인으로 대체되었지만, 우리가 육체를 가지고 있는 한 그 어떤 기술로도 오프라인 공간을 대신할 수는 없을 거예요. 비단 식물을 키우는 일뿐만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일 자체가 그래요. 수많은 돌봄과 관계가 교차하죠. 생각해보면 자연으로부터 오는 식재료와 햇빛 그리고 물로 우리는 살아가요. 각자 조금씩 모양은 다르겠지만 사회라는 거대한 관계 집단 속에서 내가 어디쯤 있는지 가늠하며 나아가기도 하고요. 모두 큰 범위에서의 돌봄인 셈이에요.
'무엇이 도움 될 것인가'는 씨드키퍼가 제품이나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질문이에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방향을 계속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씨드키퍼는 앞으로도 사람들을 계속 만날 거예요. 또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기꺼이 그 기쁨을 나눌 사람들 간의 관계를 촘촘히 엮는 일을 해나갈 거고요. 식물 뿌리가 느슨한 흙을 단단히 움켜쥐듯이 말이에요.
물결님이 마주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오늘 어떤 사람들을 만났고 그 관계들 사이에서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지 궁금해요.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때론 식물처럼 아주 천천히, 때론 도시처럼 아주 빠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느껴요. 이 속에서 오늘도 물결님이 물결님만의 적당한 속도로 자라고 있기를 바랍니다.
7월 14일 목요일,
돌멩이레터 22호가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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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omment ✏️
식물을 키워 보면 집요함으로 해결되는 것이 있고 아닌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식물 중에는 제 방에서 도저히 자랄 수 없는 뜨거운 아프리카가 고향인 친구도 있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습한 환경을 필요로 하는 친구도 있거든요. 그래서 잘 키우려는 마음보다 그 식물의 본성을 알아주는 게 먼저예요. 관계도 삶도 그렇죠. 한때는 제 삶을 손에 쥐고 행복을 종용하거나, 반대로 자신을 너무 방치해 생활이 엉망이 되기도 했어요. 저에게 성장은 필요와 충분 사이 적당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식물을 통해 배웠고요. 한창 성장통을 겪어야 했을 때 우연히 제 곁에 있었던 것들을 물결님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호프 자런의 '랩 걸(Lab Girl)'이란 책과 노르웨이 뮤지션 마리아 메나의 '빅토리아(Viktoria)'란 노래입니다. 책에서는 자연과 과학 그리고 생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노래에서는 '천천히 자라도 괜찮단다'는 위로를 물결님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오늘 돌멩이를 던진 이는 에디터 초록입니다.
초록을 좋아해요. 공간과 종이, 텍스트도요. 글과 공간에 관한 브랜드를 주로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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