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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돌멩이레터는 오후 8시에 발송해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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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1. 잿빛 들판 위에 피어난 ‘기록의 새싹’ — 미도리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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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2. 생각을 붙잡는 재료 — 기록 도구에 담긴 미도리의 철학 (MD PAPER & TRAVELER’S NO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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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3. 손끝에서 세계로 — 기록이 관계와 문화로 확장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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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가끔은 손으로 무언가 적는 감각이 그리워 질때가 있어요. 효율보다는 나만의 속도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때, 미도리 노트의 정갈한 빈 페이지를 보면 영감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잿더미 위에서 돋아난 초록 잎사귀 처럼, 우리에게 시작할 용기를 건네는 미도리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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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MIDORI)는 1950년대 전쟁 직후의 일본에서 시작된 문구 브랜드예요.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된 시대, 누군가는 폐허의 들판 위에 홀로 돋아난 작은 초록 잎 하나를 보았다고 해요. 절망 속에서도 땅을 뚫고 나오는 생명력에서 희망을 찾았고, 그 마음으로 브랜드 이름을 ‘미도리(초록)’라고 지었죠. 처음 미도리가 만든 것은 작은 문구류였어요. 종이, 봉투, 노트, 편지지, 미니 카드. 단순하고 소박했지만 사람들의 손에 다시 ‘쓰는 힘’과 ‘다시 시작할 용기’를 돌려주는 물건들이었어요. 기록이 삶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기록은 결과를 남기는 행위가 아니라,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하는 미도리에게 ‘기록’은 저장이나 증명이 아니라, 흩어진 마음을 모으고 다음을 살아갈 힘을 준비하는 행위에 가까워요. 그래서 미도리는 지금도 화려한 디자인 대신 사람의 손에서 자연스럽게 완성되는 도구를 만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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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는 처음부터 ‘예쁜 문구’를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었어요. 사람들이 손으로 무언가를 적고, 남기고, 정리하는 순간에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움직인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브랜드였죠. 누군가에게 기록은 일기를 쓰는 일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계획을 세우는 일, 혹은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한 작은 호흡이 되기도 해요. 그래서 미도리는 기록의 형식을 미리 정해두지 않았어요. 사용자가 자유롭게 쓰고 그릴 수 있는, ‘과정에 집중한 도구’를 만들고 싶었어요. 고민의 끝에 미도리를 대표하는 두 개의 기록 도구가 탄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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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PAPER NOTE - 절대적 기본을 위한 집요한 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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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록은 좋은 종이에서부터’라는 신념 아래, 미도리는 1960년대부터 자체 개발한 MD PAPER를 기반으로 노트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MD PAPER 노트는 펜과 만년필 모두를 편안하게 담아내는 매끄러운 필기감, 잉크 번짐이나 뒷면 비침이 적은 종이 품질, 일상 필기, 그림, 아이디어 스케치까지 무리 없이 받아주는 유연함을 가지고 있어요. 기록의 방식이나 도구에 구애받지 않고 오직 ‘쓰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게 해주는 기반이 돼요. 즉, MD PAPER 노트는 필기감, 사용감이 사용자의 감성을 지탱하는 가장 기초적이고 정직한 기록의 바탕이라는 거예요. MD PAPER 팀은 자신들의 제품을 ‘두부’ 라고 표현해요. 콩과 물이라는 단순한 재료가 섬세한 손길을 거쳐 완전히 다른 결과물이 되는 것처럼, 종이 역시 ‘기본에 대한 극단적인 탐구’에서 태어난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MD PAPER는 어떤 글씨든 받아들여주는 조용하고 단단한 기록의 바탕이 되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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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R'S NOTE - 시간이 쌓이며 스스로 완성되는 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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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는 기록이 시간이 흐르며 남기는 생활의 흔적에 주목했어요. 완성된 형태보다 사용하면서 변해가는 과정에 의미가 있다고 보았죠. 이 관점을 바탕으로 2006년, 트래블러스 노트가 출시되었어요. 트래블러스 노트는 가죽 커버와 고무 밴드라는 단순하고 유연한 구조로 만들어졌어요. 속지는 리필 방식으로 구성되며, 무지 · 줄지 · 격자 · 도트 · 스케치 등 기록의 방식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라인업이 마련되어 있어요. 여행 기록을 위한 포켓 리필, 지퍼 케이스, 크래프트 파일, 그리고 작은 종이 조각이나 티켓을 보관할 수 있는 액세서리까지. 사용자는 필요한 구성만 골라 끼우고, 바꾸고, 더하며 ‘나만의 노트’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경험을 얻게 됩니다. 가죽 커버는 사용할수록 색이 바래고 손자국이 남고, 고무 밴드는 필요에 따라 새로 교체할 수 있어요. 노트가 시간이 지나며 사용자의 삶을 닮아가는 방식으로 설계된 것이죠. 그래서 트래블러스 노트는 여행지 티켓, 역의 스탬프, 사진, 메모, 스케치, 영수증 같은 하루의 작은 흔적들을 차곡차곡 담는 도구가 되었어요. 속지를 다 채우면, 그 한 권의 노트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장소와 시간, 감정의 층위가 겹겹이 쌓인 개인의 기록 아카이브가 됩니다. 완성된 모습으로 출발하지 않고,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노트. 그게 미도리가 말하는 기록의 본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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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러스 노트가 출시된 이후,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기록을 공유하고 연결하는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어요. 노트를 쓰는 방식과 구성 노하우, 여행 기록 방법을 나누는 작은 커뮤니티들이 생겨났고, SNS와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점차 확장되었죠. 미도리와 트래블러스 컴퍼니는 전 세계의 파트너숍과 팩토리 스토어에 스탬프 스테이션을 마련했어요. 방문자가 노트에 해당 지역의 도장을 찍고 기록할 수 있도록 한 장치였죠. 이 도장은 여행의 흔적을 남기는 실용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아, 여행자들 사이에서 하나의 기록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트래블러스 팩토리에서는 사용자들이 서로의 노트를 보여주고 팁을 나누는 소규모 모임이 이어졌어요. 특정 상품이나 도시를 중심으로 한 이벤트와 Stamp Caravan 같은 프로젝트가 열리기도 했고, 이를 통해 기록 도구가 사람 사이의 연결점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죠. 스탬프 수집이나 여행지 기록은 누구에게나 드라마틱한 경험은 아닐 수 있지만, 한 권의 노트가 개인의 삶과 이동의 궤적을 묶는 중심점이 되어주고, 사람들이 기록을 통해 연결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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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도리의 도구들을 곁에 두는 이유는 단순히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만은 아닐 거예요. 잿더미 속에서 피어난 초록 잎사귀처럼, 어지러운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중심'을 잡게 도와주는 힘이 기록에 있음을 믿기 때문이죠. 미도리가 누군가에게는 다시 시작할 용기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서로를 잇는 문화가 된 것처럼, 물결님의 서툰 흔적들도 결국 단단한 삶의 무늬가 될 거예요. 기록의 여정에서 물결님이 발견할 다정한 힘을 저도 함께 기대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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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Midori'입니다. ⓒMi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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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한다는 건, 단순히 지나간 순간을 붙잡는 일이 아닐지도 몰라요. 오히려 살아가는 방식을 천천히 배우는 일에 가까운 것 같아요. 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적다 보면, 지나쳐 버릴 뻔한 감정과 생각이 비로소 모양을 갖추기 시작하니까요. 저에게 미도리는 그런 도구예요. 잘 쓰는 것보다 계속 쓰는 일의 가치를 떠올리게 하고, 완성보다 과정의 시간을 바라보게 하죠. 물결님은 어떤 기록을 남기고 있나요?
Editor 채은 | 브랜드가 물건을 통해 건네는 다정한 철학을 수집하고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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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 노래는 92914 - Someday 예요.
물결님은 자기만의 기록을 남기는 도구가 있나요?
*답장을 남겨 주시면 다음 호 하단에 물결님의 이야기를 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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