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반복되는 일이지만, 도구 하나가 태도를 바꿀 때가 있어요. Veark는 일상의 주방을 ‘만드는 사람’ |
*오늘 돌멩이레터는 4시간 늦은 오후 9시에 발송해드려요. |
|
|
|
point 1. 덴마크 코펜하겐의 키친웨어 브랜드 Veark. ‘만드는 사람을 위한 도구’라는 그들의 선언에서 어떤 관점이 보일까요? |
|
|
point 2. 장인 정신을 따르면서도 고유한 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 Veark는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까요?
|
|
|
point 3. 동시대와 호흡한다는 건 무엇일까요. 요리를 ‘매일의 창작과 유대의 행위’로 확장하며, 변화하는 필요를 어떻게 반영하는지—Veark의 나름의 답을 살펴볼 수 있어요.
|
|
|
Veark는 201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된 키친웨어 브랜드예요. 덴마크–독일 출신 듀오가 만든 브랜드로 이름에서부터 정체성이 선명하게 드러나요. 덴마크어 Værk와 독일어 Werk 두 단어에서 온 이름인데, 모두 ‘작업(work)’, ‘장인정신(craft)’, ‘창조(creation)’를 뜻하죠. 브랜드의 태그라인 ‘Tools for Makers’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어요.
|
|
|
스스로를 ‘만드는 사람을 위한 도구’라고 정의하는 표현이 흥미로웠어요. 요리를 집안일이나 누군가를 위한 노동으로 축소하지 않고, 누구나 주체가 되는 창작의 행위로 바라본다는 확장된 관점이니까요. 전문 셰프뿐 아니라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도 모두 ‘메이커(Maker)’로 인정하는 태도. 피곤한 일상의 업무가 아니라, 삶을 가꾸고 나의 적극성을 표현하는 창작의 자리로 부엌을 해석하는 시선이 Veark의 철학 속에 단단히 담겨 있어요. 그래서 Veark의 도구를 쥐면, 작은 요리도 ‘즐거운 작업’이 될 것 같아요.
|
|
|
"전문 셰프의 주방에서 사용하는 도구를, 집에서도 쓸 수 있다면?" Veark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 브랜드예요. 대표 제품은 칼, 도마. 전문 주방에서 느껴지는 장인 정신과 원칙에서 영감을 받아, 실용성, 미감, 내구성 그 무엇 하나 포기하지 않는 도구를 지향하죠. Veark의 목표는 일상 속에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견고하고 정교한 도구를 만드는 것이에요. 이를 위해 유행을 좇지 않고,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과 정직한 품질을 탐구합니다.
|
|
|
칼 생산의 성지로 알려진 독일 솔링겐(Solingen)에서 제작한다는 사실 역시 Veark가 품질 기준에 얼마나 엄격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죠. 솔링겐은 전문 셰프용 칼 브랜드 Wüsthof 등 역사 깊은 브랜드들의 제품을 생산한 곳이에요.
|
|
|
앞서 말한 정교하게 제작된 품질 뿐 만 아니라, 유니크한 포인트가 있어요. Veark의 단조 나이프는 드롭 포징(drop forging)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뜨겁게 달군 금속을 큰 해머로 내리쳐 형태를 잡는 전통적인 단조 기법이에요. 이 과정에서 손잡이에 각 칼마다 다른 고유한 패턴이 생기죠.
|
|
|
이 패턴은 장인의 손길을 보여주는 흔적이자, 제품 하나하나에 담긴 진정성 그리고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칼이라는 특별함이 생기죠. 모든 단조 나이프는 완전히 좌우 대칭 구조로 설계되어 왼손잡이든 오른손잡이든 모두에게 유용한 칼이 됩니다.
|
|
|
Veark의 도마(Veark Cutting Board)는 그린·레드·옐로우의 생동감 있는 컬러로 주방에 경쾌한 분위기를 더해요. 클래식 산업용 도마에 사용되는 고밀도 폴리에틸렌(Polyethylene 500) 소재로 제작돼 강한 내구성과 식품용 안전성을 갖추고 있고, 사용할수록 자연스러운 파티나(patina)가 생겨 더 멋스러워져요.
또한 사다리꼴 형태의 Mirror Grip 디자인 덕분에 도마를 어느 방향으로 뒤집어도 두 면이 바깥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잡기 쉽고, 양면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실용적이에요.
|
|
|
랙, 앞치마, 올퍼포스 볼, 그리고 자연스러운 생활 장면을 담은 사진 속 공간들까지. 칼과 도마뿐 아니라 이런 소품과 장면들이 모여, “Veark 스타일의 덴마크 주방”이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올라요. Veark는 단순히 주방 도구를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도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주방 풍경을 제안하는 브랜드에 가까워요. 이런 주방 갖고 싶잖아요. 제품뿐 아니라 사진 속 씬들 덕분에 비아르크 스타일의 주방 풍경이 상상돼요.
|
|
|
Veark는 주방 도구 브랜드지만, 그들이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 ‘도구’ 그 이상이에요. 그들은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에서 영감을 받고, 그 영감을 다시 커뮤니티에 나누며 동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어요. 사용자와의 교감에서 태어난 제품, 창작자들과의 대화를 기록하는 저널, 커뮤니티와 함께 확장되는 철학까지.
|
|
|
Veark의 제품은 사람과의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예를 들어 BK22 브레드 나이프는 코펜하겐의 셰프이자 제빵가인 예스퍼 괴츠(Jesper Gøtz)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제품이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죠. 적은 재료와 좋은 도구로 최고의 음식을 만든다’는 Veark의 철학에 예스퍼 역시 공감한다고 해요.
|
|
|
셰프인 예스퍼의 매일 거대한 사워도우를 자르는 과정에서 얻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빵을 자르는 행위를 다시 디자인하며, 빵칼(BK22 브레드 나이프)을 제작했죠.
|
|
|
일반 빵칼과 다른 칼끝의 둥근 형태, 손가락을 자연스럽게 얹을 수 있는 지지 디테일을 반영했어요. 이들의 제품은 사용자의 현재의 필요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죠.
|
|
|
Veark는 영감을 주는 협업자, 친구, 창작자들을 주기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저널 형식으로 기록하죠. 예를 들어 Tools for Food의 저자 Corinne Mynatt와의 인터뷰에서는 요리와 도구, 레시피, 영감, 그리고 ‘돌봄과 사랑이 담긴 요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죠. 도구를 매개로 사람과 삶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말이에요.
|
|
|
Veark는 디자인·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매거진 Apartamento의 새 호(ISSUE #29)에 소개되었고, 전 세계 Apartamento 오피스에 주방 도구를 제공하며 브랜드 철학을 일상과 창작의 공간 속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홍콩, 대만 등의 아시아권으로도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고요. 언젠가 한국에서도 이들을 만날 수 있었음해요.
|
|
|
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Veark'입니다. ⓒVeark
|
|
|
Veark는 ‘전문가의 도구를 일상으로 옮긴 브랜드’지만, 실은 도구보다 요리를 대하는 태도를 디자인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장인정신에 기반하면서도 덴마크의 디자인적 이성 생활 속 창작 감각을 놓치지 않죠. 미니멀리즘·지속가능성·사용자 감각을 중심에 둔 ‘젊은 장인 세대’의 감수성도 자연스럽게 드러나고요. 그래서 Veark는 주방이라는 일상의 풍경을 하나의 스타일로, 요리가 ‘매일의 창작과 사람과의 유대를 나누는 즐거운 행위’라고 우리에게 다시 제안해요.
Editor 영경 | 자신만의 언어를 완성해나가는 사람과 브랜드를 좋아해요 |
|
|
오늘의 추천 노래는 Electric Fish - Ana Frango Eletrico 예요.
물결님의 일상의 풍경을 새롭게 그리게 브랜드가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브랜드였어요?
*답장을 남겨 주시면 다음 호 하단에 물결님의 이야기를 실어드릴게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