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스펠(Sunspel)'은 영국 노팅엄에서 시작한 브랜드예요. 165년이 된 브랜드로 ‘좋은 기본은 사라지 point 1. '선스펠(Sunspel)'은 영국 노팅엄에서 시작한 브랜드예요. 165년이 된 브랜드로 ‘좋은 기본은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철학을 지켜오고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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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2. 선스펠의 제품 퀄리티는 원단에 있어요. 탁월한 제품력의 원단들은 그 자체로 선스펠을 대변해요. 선스펠의 제품 철학과 대표 제품을 알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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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3. 선스펠은 조용한 자신감을 보여줘요. 말하지 않고, 느껴지게 만드는 것에 탁월하죠. 165년의 헤리티지를 어떻게 전하는지 살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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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을 받는, 아름다움이 자라는 곳을 의미하는 선스펠은 1860년, 영국 노팅엄에서 시작됐어요. 선스펠의 첫 제품은 속옷류였는데요. 창립자 토마스 힐(Thomas Hill)은 섬유를 누구보다 잘 아는 기술자였어요. 선스펠의 홈페이지에서 토마스 힐을 섬유 혁신가(Textile Innovator)라고 지칭할 정도로 선스펠을 운영하면서 원단 연구도 많이 했을 뿐더러, 선스펠만의 독자적인 원단도 여럿 개발하였어요. 선스펠이 이렇게 원단 개발에 집중한 이유는 좋은 옷이란 단지 보기 좋은 것을 넘어, 매일 입는 일상에서도 기분 좋아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옷은 우리 몸에 직접 닿기도 하고, 적절한 기능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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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스펠은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진화해 왔어요. 2008년엔 회사를 매각하고, 현재 선스펠의 CEO인 니콜라스 브룩이 선스펠을 인수하면서 한 차례의 선스펠의 정비가 진행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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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스펠의 철학 | 더하지 말고 개선하기, 집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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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스펠을 다시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정비했지만 브랜드의 핵심 철학만은 절대 놓지 않았어요. 오랜 기간동안 디벨롭되지 않은 핏과 스타일은 현대적으로 다듬되, 원단에 집요하게 매달렸어요. 그 결과 선스펠의 시그니처인 Sea Island Cotton을 들여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가벼운 속옷을 만들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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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설계하는 역할을 하는 ‘디자인’은 덜어냈어요. 선스펠만의 덜어내기 방식은 추가하지 않고 개선하는 거예요. 소매에서, 카라에서, 원단에서 개선할 점들을 계속해서 짚어내고 개선해 나갔어요. 기본을 가장 정교하게 만드는 선스펠의 태도는 선스펠을 럭셔러로 보이게 해요.
선스펠은 1937년부터 영국 롱 이튼(Long Eaton)의 공장에서, 여전히 똑같이, 조용히 옷을 짓고 있어요. 선스펠은 제품이 만들어지는 지역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는 것이 자신들의 상징 중 하나라고 말해요. “좋은 옷이 어디에서, 누구의 손에서 왔는가”를 끝까지 책임지려는 태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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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스펠은 수십 년에 걸쳐 세상의 수많은 옷을 보아왔지만, 결국은 ‘기본’이 가장 강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그래서 선스펠을 대표하는 제품은 모두, 옷장에서 가장 자주 손이 가는 것들이에요. 폴로 셔츠, 티셔츠, 복서 쇼츠 형태의 속옷. 선스펠은 이 셋을 누구보다 정직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만들어내요. 보이지 않는 디테일을 만드는 선스펠을 보여주는 3가지 제품을 소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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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게 롱 이튼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티셔츠에요. 제품의 시그니처는 역시 원단 자체에요. 선스펠 내부에서 Q82 원단으로 불리는 이 원단은 선스펠을 상징하는 티셔츠 원단으로, 단순한 면 티셔츠 이상의 감각을 만들어내는 핵심 기술이에요. 100% 수피마 코튼(면화)의 이 원단은 가볍고 얇지만, 쉽게 흐트러지거나 비치지 않아요. 부드럽게 짜인 저지(jersey) 방식으로 유연하면서도 탄탄하기도 하죠. 잠깐 재밌는 이야기를 공유하자면, Q는 선스펠이 사용하는 원단 개발 코드예요. 82는 이 원단이 내부적으로 개발된 순서 혹은 버전 번호를 나타내요. 즉, Q82는 Sunspel의 82번째 퀄리티 샘플로, 이후 지속적으로 다듬어져 현재의 형태에 이르렀어요. 선스펠이 얼마나 원단 개발에 열심인지 볼 수 있는 대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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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쾌적하게 입을 수 있는 피케 셔츠를 만들기 위해 탄생한 이 셔츠는 부드럽고 내구성이 우수해요. 이 셔츠는 메시 원단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메시 원단은 선스펠의 165년 역사를 그대로 보여줘요. 1860년 선스펠 창립 당시 영국 노팅엄은 레이스 원단의 선구지였어요. 레이스를 짜던 기계를 활용해, 토마스 힐이 메시 원단을 만든것이 시작이었죠. 현재 리비에라 폴로 셔츠에 사용되는 메시 소재는 Q75 코튼으로, 1950년에 힐의 증손자인 피터가 개발했어요. 기존 피케 셔츠의 소재는 너무 더웠거든요. 이 폴로 셔츠는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에서 착용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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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백 스웨트셔츠는 165년 역사의 선스펠이 헤리티지와 현대의 창의서을 어떻게 조화시켰는지를 보여주는 예시예요. 현재 디올 남성복 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조나단 앤더슨은 2011년에서 2014년까지 선스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었는데요. 이때 만든 옷이 루프백 스웨트셔츠예요. 선스펠의 아카이브에서, 속옷에 쓰이던 루프백 소재를 발견해 스웨트셔츠로 만든 것이죠. 선스펠의 헤리티지를 활용하되, 앞면의 V-스티치와 리브 마감 디테일 등으로 스포츠웨어 특유의 캐주얼함을 유지해요.
이런 '단순한 옷'들에 선스펠의 시간이 겹겹이 쌓였어요. 좋은 옷은 과하게 꾸미지 않아도 된다는 것, 기보적인 것을 더 정제된 것으로 바꾸는 것. 이것이 선스펠이 지향하는 럭셔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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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는 “Everyday British luxury since 1860”이라는 태그라인 아래,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해요. 섬세하게 선택된 제품 컷, 소재의 질감, 공장 풍경 같은 ‘질감 중심의 시각 언어’가 주로 등장하는데요. 말이 적지만, 이미지 자체가 메시지가 되며, 덕분에 ‘말 없는 깊은 매력’을 가진 브랜드로 인식돼요. 런던 소호와 쇼디치의 매장 역시 한적한 무드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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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스펠의 이러한 소통 방식은, 선스펠이 그리고 있는 타깃 혹은 페르소나를 더욱 강화해요. ‘우리 브랜드는 이런 사람과 어울려’, ‘이러한 태도와 제품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우리 브랜드를 탐색해봐’라고 말하는 대신 시각적으로 계속 명확하게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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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스펠의 홈페이지에는 콘텐츠를 아카이빙한 저널(Journal)이라는 메뉴가 있는데요. 선스펠의 히스토리, 원단에 관한 이야기, 로고의 변천사 등의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브랜드의 뿌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되 텍스트라는, 정제된 방식을 취하죠. 이런 태도는 ‘팬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보단, 브랜드 세계관을 천천히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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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과의 협업 소식도 정제된 톤으로 전해요. 선스펠은 아티스트를 위한 맞춤형 의류를 제작하곤 하는데요. 영국 밴드 롤링 스톤즈가 공연 시 입을 티셔츠를 맞춤 제작하는 방식이죠. 이를 표현하는 단어 선정이 탁월하다고 생각했어요. Our clothes have helped directors, actors, musicians and costume designers tell their stories, be that on stage or on-screen, and they have played a significant role in shaping the culture of our times. 무대 혹은 스크린 등 각자의 무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픈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죠. 선스펠은 1900년대 초부터 음악가나 배우, 왕족들에게 1:1 맞춤형 티셔츠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Bespoke라는 이름으로 모든 고객 대상으로 확장했어요. 완벽한 티셔츠 한 장을 향한 집념을 볼 수 있는 서비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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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를 쓰며 선스펠이 어딘가 심심한 듯한데, 한 편으로는 굉장히 묵직하게 느껴졌어요.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 태도에서, 스스로에 대한 탐구를 많이 한 브랜드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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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선스펠'입니다. ⓒSunsp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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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있기 전에 제품이 있는 브랜드들이 있어요. 일본의 무인양품, 스웨덴의 이케아, 이탈리아의 보테가 베네타가 그렇다고 생각해요. 특정 비주얼은 없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있습니다. 이러한 브랜드의 특징이라함은 제품이 곧 브랜드가 된다는 것이에요. 로고 사인 없이도, 어디의 제품인지 알 수 있는 브랜드는 자체로 강력해요. 제품 자체에서 브랜드가 뿜뿜 하니까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P.S 함께 돌멩이레터를 꾸려온 요아 에디터가 돌멩이레터를 떠나요.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거든요. 앞으로도 요아 에디터의 에너지가 곳곳에 뿌리내리기를 바라며 레터 마쳐요. 고생 많았어요!
Editor 한솔 | 매력적인 브랜드 뒤에는 늘, 매력적인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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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요아 : 캄오를 시작으로 물결님께 인사드린 요아 에디터입니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어, 아쉽지만 돌멩이레터에 작별 인사를 전해요. 그간 여러 브랜드의 세세한 결을 발견하고, 물결님과 이야기 나누며 단단한 돌멩이를 던질 수 있어 즐거웠어요. 물결님의 마음에 조그만 파동이 오래도록 퍼지기를 바라며, 저도 저의 물결을 타고 서핑해보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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