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브랜드가 개인의 필요와 백그라운드에서 만들어져요. point 1. 많은 브랜드가 개인의 필요와 백그라운드에서 만들어져요. 아포테카소울(APOTECA SOUL) 역시 그래요. 어떻게 한의학적 접근의 차를 만들게 되었는지 아포테카소울의 시작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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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2. 아포테카소울에게 단정한 풍경화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요. 살펴보니 그 이유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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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3. 아포테카소울은 ‘공예’를 닮았어요. 실용적이며 아름다운 공예처럼, 좋은 차로서 역할하며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아포테카소울은 많은 브랜드와 함께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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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를 유추하기 어려운 이름의 아포테카소울(APOTECA SOUL)은 차 브랜드예요. 지금은 잘 쓰지 않지만, 과거의 약방을 의미하는 단어인 아포세카리(Apothecary)의 철자를 변형한 아포테카(Apoteca)와, 영혼을 의미하는 소울(Soul)의 합성으로 만들어진 이름이죠. 그 이름처럼, 아포테카소울은 일상에서 영혼을 달랠 수 있는 약과 같은 차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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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테카소울을 운영하는 조주연, 정지윤 대표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아요. 카페인에 취약해 허브차를 자주 찾았던 점이 그렇고요. 또 한의사인 부모님에게 자라 꽤 오래도록 한의학과 가까웠죠. 원료의 성질을 파악해 기운을 보강해 주는 한약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나라 산지의 좋은 원물들을 찾아 블렌딩하였어요. 합천의 복분자, 고흥의 유자, 부여의 새싹 보리 등 우리나라 자연의 에너지를 받고 자란 재료들로 일상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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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테카소울의 첫인상은 ‘넘실거림’이었어요. 아포테카소울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넘실대는 선과 컬러들이 저를 맞이해요. 추상화 같기도, 풍경화 같기도, 움직이는 세포 같기도 해요. 이 이미지들은 아포테카소울 각 제품을 나타내는 이미지예요. 아포테카소울의 흰 박스를 열면, 티를 감싸고 있는 아트지를 볼 수 있어요. 합천에서 재배한 아카시아와 수국, 광양의 돌배를 블렌딩한 ‘아카시아 와일드페어’ 상자에는 민트색과 흰색, 연노란색이 섞인 아트지가 보이고요. 합천의 국화, 시나몬이 주재료인 ‘골든시나몬’을 열면 갈색과 노란색의 아트지를 볼 수 있죠. 이 아트지는 아포테카소울이 직접 그리고 있는데요. 입으로 티를 맛보기 전, 직관적으로 그 맛을 상상해 보게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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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아포테카소울의 패키지를 살펴볼게요. 어떠한 도형도, 글씨도 적혀있지 않은 하얀 종이에 아포테카소울 로고와 차 이름만 적힌 패키지는 단정한 느낌을 줘요. 화려하진 않지만 투박하지도 않죠. 로고도 아포테카는 영어로, 소울은 한글로 표기하였는데요. 그중 한글로 표현한 소울은 자음과 모음을 분리해 적었어요. 우리나라의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이중섭의 서명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표기한 방법은, 늘 보던 한글이지만 독특한 인상을 줘요. 또 문득 알파벳의 나열로 이루어진 영어와,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 글을 만드는 한글. 두 언어의 차이를 느끼게 되어 재밌기도 했어요.
근현대미술은 아포테카소울의 제품 기획에도 영감을 주어요. 아포테카소울의 제품 중 ’보리밭‘은 동심의 화가로 불리는 장욱진의 ‘자화상‘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티예요. 시골의 노랗게 익은 보리밭 사이를 걸어오는, 양복 입은 신사의 모습을 담은 그림처럼 익숙하지만, 낯선 인상을 주는 티를 만들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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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만들어진 차가 보리와 귤피, 감초라는 익숙한 재료에 외국 재료인 루이보스를 넣어 만든 ‘보리밭’이에요. 때때로 아포테카소울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국 근현대 시대의 모습이 담긴 작품이나, 근현대 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공유하기도 해요. 이러한 은은한 지점들이 모아져, ‘저 한국적인 브랜드에요!’라고 말하지 않아도, 아포테카소울에서는 한국적인 인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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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이 맞는 브랜드는 서로를 알아봐요. 아직 아포테카소울만의 오프라인 매장은 없지만, 여러 오프라인 공간에서 아포테카소울의 제품을 만날 수 있었어요. 아포테카소울은 이를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아카이빙 해두었어요.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한국적인 인상을 지닌 동네인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논픽션 기프트숍. 이 매장에는 삼청동이라는 동네의 특성과 논픽션의 메시지를 표현해 주는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는데요. 아포테카소울은 논픽션과 함께 개발한 차를 선보여요. 지난해는 매장을 방문하면 아포테카소울의 ‘작두콩’차가 웰컴티로 제공되었죠. 북촌이라는 공간의 아름다움과 아포테카소울의 한국적인 인상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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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연희동에 위치한, 일상에 들일만한 가치가 있는 사물을 큐레이션 하는 편집숍 ‘그로브’에서는 ‘Autumn Tea Shop’ 팝업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팝업과 함께 워크숍도 열었는데요. 테마를 정해 나만의 블렌드 티를 만들어보는 시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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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은 다양한 범위로 이루어져요. 지난 10월에는 전시에도 함께했어요. 서울에서 나고 자란 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베이스로 활동하는 유정오 작가의 ‘서울과 바르셀로나의 대화’(A Dialogue between Seoul and Barcelona)는 한국의 공예적인 아름다움을 한데 모은 전시예요. 한국 작가들의 오브제와 작품이 함께한 이곳에 아포테카소울은 차로 초대받았죠. 프리츠 한센 코리아에서 열린 ‘한국 가을의 맛’ 사전 리셉션에도 함께 했고요. 이제 2년 남짓 된 아포테카소울을 다양한 곳에서 찾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어떤 아름다운 맛과 공간을 선보일지 벌써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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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아포테카소울'입니다. ⓒAPOTECA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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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오늘 동료가 회사에서 차를 내려줬어요. 예쁜 그릇들과 도기를 보며, 늘 돈 많이 벌어야지를 다짐하는 동료예요. 차를 우리는 작은 도기로 차를 내려줬죠. 평소 차라고는 티백을 넣은 머그컵을 정수기에 갖다 대는 행위만 해본 저로서는, 안에 담긴 찻 잎이 나오지 않도록 도기의 뚜껑을 살짝 누르고 차를 따르는 작은 동작이 꽤 재밌었어요. 오 이게 차를 마시는 재미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Editor 초이 | 매력적인 브랜드 뒤에는 늘 매력적인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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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님이 보내주신 답장이에요 ✉️
101호 <멋쟁이 Ep.2 - 스트리트 포토그래퍼 김동현의 멋>편에 우주 뭉 물결님이 답장 보내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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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학에 다닐 때, 이런 것들이 유행했었어요. 러쉬 더티스프레이, 아메리칸 어패럴, 사운드클라우드, 종이매거진, 카시오, 아이폰 스냅…. 저는 유행과 거리가 멀어서 저런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못알아들었어요. 멋에 관심이 없었는데 대학에 오니
대부분 최선을 다해 멋을 내고 있었어요. 그래서 나 자신이 창피하고 싫고 남들을 쳐다보며 따라하기 바빴어요. 오랜만에 멋쟁이 사진가의 이야기를 보니 그 때의 내가 생각나네요. 그 때 누구도 나에게 해주지 못한 말을 지금 여기에 남기고 싶어요.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해주지 못했어요. 과거의 나처럼 스스로를 초라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있다면… 동현 씨의 말처럼 자기 자신을 좀 더 믿어주고 아껴주세요. 나를 잘 아는 사람이 가장 빛나고 아름다워요. 요즘 유행하는 노래보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노래를 즐겨듣던 나, 길을 걷다가 발견한 예쁜 낙엽에 기뻐하는 나, 브랜드 신발보다 중고책 쇼핑을 더 좋아하는 나, 비싼 향수대신 동생이 선물해준 몇 천원 핸드크림을 열심히 챙겨바르는 나… 세상에 똑같은 돌멩이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나 자신도 유일해요. 그래서 아름다워요. 남들보다 조금 작아도 괜찮으니 사람들이 스스로를 더 빨리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from. 우주 뭉 물결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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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 노래는 Chat Baker - Time After Time 예요.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오늘, 따뜻한 차를 마시며 듣고 싶어요!
물결님만의 차(Tea)를 만든다면 어떤 재료를 넣고 싶나요?
*답장을 남겨 주시면 다음 호 하단에 물결님의 이야기를 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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