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 1. 10여 년 간 은행원으로 일하던 언커먼하우스(UNCOMMON HOUSE)의 정영은 대표님이 언커먼하우스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일까요?
|
|
|
point 2. 언커먼하우스는 자주 제품을 출시하는 대신 하나의 제품에 오랜 시간을 들여요. 누군가가 또, 오래 써야 하는 가구이기 때문이에요. 언커먼하우스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제품을 소개해요.
|
|
|
point 3. 언커먼하우스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미 많은 이야기를 쌓았기 때문이에요. 언커먼하우스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고, 또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
|
|
발음에서 차분한 느낌을 주는, 언커먼하우스(UNCOMMON HOUSE)는 가구 브랜드예요. 언커먼하우스의 정체성은 로고 상단에 적힌 ‘FATHER TO DAUGHTER’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아버지에서 딸로 ‘이어짐’이 언커먼하우스를 설명합니다. 1981년부터 40여 년간 가구를 만들어오던 아버지 정명희 고문을 이어, 2017년 지금의 정영은 대표가 ‘언커먼하우스’를 열었어요. |
|
|
정영은 대표님이 언커먼한 집을 꿈 꾸며 이사한 곳에, 자신이 놓고 싶은 가구들을 아버지와 함께 만들어 채운 것이 언커먼하우스의 시작이에요. 아버지와 함께 기획하고 만든 가구들이 배치된 집 사진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컸거든요. 내가 원하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의 재미를 느끼기도 했죠. 정영은 대표님은 이 일을 계기로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뭐지’를 고민하면서, 10여 년간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언커먼하우스를 시작했어요.
|
|
|
아버지에서 딸로. 언커먼하우스는 이 이어짐을 ‘대물림’이라고 표현해요. 대물림은 자산이나 관습 등을 후대에 물려주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언커먼하우스는 그 의미처럼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가구를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하나의 제품에 수개월 이상의 시간을 들여, 정말 필요한 기능을 지닌 제품을 기획하고요. 좋은 품종의 나무를 사용해 이를 똑바르게 구현합니다. 언커먼하우스는 자신들의 이러한 행보를 통해 아직은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한국형 빈티지 가구 문화’가 생겨나기를 바라요.
|
|
|
많은 사람이 유사한 구조의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에 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그래서 다양한 스타일과 다양한 구조의 가구를 접하기는 쉽지 않아요. 집의 구조가 비슷하므로 가구의 모양이나 배치 등에 한계가 있죠. 정영은 대표님이 브랜드 이름을 언커먼하우스로 지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인데요. 비슷한 집 구조를, 가구로 변주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어요. 보통은 주방에 놓는 식탁을 거실로 빼, 음식을 먹는 식탁만이 아닌 업무도 보고, 음식도 먹을 수 있는 ‘테이블’로 도치시켰죠. 언커먼하우스는 이렇게, 사람들이 가구로 자신만의 언커먼하우스를 만들어보기를 바라요.
|
|
|
언커먼하우스의 대표 제품은 단연 ‘대물림 가구 라인’이에요. 그중 테이블을 소개해 드릴게요. 보통의 테이블에 상판이 하나 더 올라간 모양의 ‘대물림 테이블’은 언커먼하우스를 가능케 합니다. 이 테이블은 정영은 대표님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기획한 가구인데요. 코로나 시기, 거실에 두었던 하나의 테이블에서 업무를 보고, 아이들은 공부를 하고, 그 테이블에서 식사도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매번 짐을 옮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죠. 그래서 생각한 것이 테이블 위에 판을 하나 더 두는 것이에요. 판을 하나 더 둠으로써 생겨난 수납공간이 이 테이블의 정체성이에요. 업무를 보다가 식사를 해야할 때는 노트북을 접어 사이의 수납공간에 넣어주죠. 그러면 방금 전 업무를 보던 테이블이 온전한 식탁으로 변해요. 하나의 테이블에 다양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죠.
|
|
|
제가 언커먼하우스를 접하고 처음 본 가구가 이 ‘타일 시리즈 가구’예요. 오래도록 사용하고 누군가에게 물려주어도 싫증 나지 않을 만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죠. 이 타일 시리즈를 제작하는 과정은 매우 까다로운데요. 나무판자를 잘라서 이어 붙인 것이 아니라, 커다란 나무판을 일정한 간격으로 일일이 홈을 파내고, 다른 소재로 번갈아 가면서 마무리해요. 오래 사용할 만큼 많은 정성을 들입니다.
|
|
|
한편, 가구에 비하면 아주 작지만 집 안의 전체 무드를 만드는 때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들이 있어요. 이를테면 종이 티슈곽, 혼자 색이 틔는 전등 버튼 등이죠. 집안을 내가 원하는 공간으로 꾸미다 보면 한 번쯤 눈에 걸려본 적이 있을 거예요. 언커먼하우스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어요. 작지만 전체를 완성해 주는 제품들. 나무로 만든 콘센트 커버, 전등 버튼, 샤워기 필터, 수건 등 디테일을 추가하는 제품도 언커먼하우스에게는 가구입니다.
|
|
|
언커먼하우스는 가구를 만들 때 ‘비율’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하나의 제품을 구성하는 각 요소의 두께, 거리, 길이, 부피감, 공간, 위치까지. 여러 요소가 서로 결합해 하나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구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조금만 달라져도 다른 결과가 나오죠. 아주 작아 겉으로 봐서는 잘 모르지만, 이런 디테일은 시간이 지나다 보면 발견돼요. 그리고 감탄하죠. 언커먼하우스는 언커먼하우스의 가구도 그러기를 바라요.
|
|
|
언커먼하우스의 인스타그램에 처음 들어갔을 때 놀랐어요. 게시물 5,500개. 어떤 말이 그렇게 하고 싶었을까 살펴봤어요. 업그레이드된 제품의 어떤 부분이 변했는지, 나에게 더 필요한 테이블은 어떤 것일지,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한 제품 이야기, 고객들의 Q&A에 대한 답변까지. ‘고심하고, 고민하여 만든 제품이니까 저희는 드리고 싶은 얘기가 많아요’가 느껴졌어요. 홈페이지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보통은 같은 제품군은 상세 페이지 설명이 동일한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언커먼하우스의 상세 페이지는 모두 그 내용이 다 달라요. ‘대물림 테이블의 직사각형’과 ‘대물림 테이블의 타원형’이 같은 기능의 제품이라도, 분명 모양을 다르게 한 이유가 있거든요. 그 이유를 상세히 소개합니다.
언커먼하우스가 이렇게 제품에 대해 디테일하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얘기했듯 제품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이에요. 정영은 대표가 제품 기획을 하면 이를 아버지 정명희 고문이 제작하고, 이를 가족들이 사용해 봐요. 이 사용기를 거쳐 다시 제품을 보완하고 나서야 완성품이 나오죠. 그래서 그만큼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도, 디테일도 많은 것이에요.
|
|
|
빠른 속도로 신규 제품을 출시하기 어려운 언커먼하우스가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 택한 방법은 ‘사람’이에요. 언커먼하우스 스토어에서 하나의 메뉴를 차지하고 있는 ‘언커먼의 콜라보제품’에 들어가면 네 가지의 제품을 볼 수 있어요. 다른 브랜드 혹은 작가와 함께 기획하고 만든 제품들이죠. 스테인리스 제품을 전개하는 ‘밧드야’와 함께 언커먼하우스에 없는 제품인 티슈케이스를 만들었고요. 패브릭 브랜드인 ‘아에이오우(Aeiou)’와 만든 언커먼하우스의 여행용 샤워기를 담을 수 있는 파우치를 만들어 세트로 구성하기도 했어요. 단순히 서로의 로고를 서로의 제품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콜라보레이션을 위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냈다는 것에 한 번 더 시선이 갔었어요.
|
|
|
한편으로는 고객의 이야기를 수집하기도 해요. '언커먼콜렉터’라는 이름의 콘텐츠는 언커먼하우스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과 만나 그들의 집과 인테리어, 고객의 언커먼하우스 제품 이야기를 들어요. 고객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 새롭지 않지만, 언커먼하우스는 고객이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이 콘텐츠를 통해 파악해요. 그리고 실제 제품에 반영하기도 하죠. 사람들이 언커먼하우스를 택해야 하는 이유를 고객에게서 찾고 있는 거예요.
|
|
|
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언커먼하우스'입니다. ⓒUNCOMMON HOUSE
|
|
|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있어요. 추위에 약한 아빠와 열이 많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저는 더위도, 추위도 잘 견디는 편이에요. 땡볕도 잘 걷는 편이고요, 겨울의 외투는 얼어 죽어도 코트예요.
언커먼하우스의 메인 키워드인 ‘대물림.’ 대물림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봤어요. 가구를 대물림받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20년이 흘러 제 집에 부모님이 쓰시던 가구가 있다고 상상해 봤어요. 몇십 년을 거치고 있으니 튼튼할 것이고, 또 충분한 기능을 할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속에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부모님의 이야기도, 제 이야기도 있겠죠. 우리집에 누군가 놀러 온다면 그 가구에 관해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 건 내가 물려받은 건데, 이렇고 저렇고…’ 어떤 제품의 좋은 점을 들어 제품 추천은 많이 하지만, 얽혀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물건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는 물건 하나를 가지고 있는 것. 꽤 근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Editor 초이 | 매력적인 브랜드 뒤에는 늘 매력적인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