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레터가 새로운 시리즈의 레터를 엽니다. 멋을 쟁이는 사람, 이른바 '멋쟁이' 시리즈예요. 지금까지 돌 돌멩이레터가 새로운 시리즈의 레터를 엽니다. 멋을 쟁이는 사람, 이른바 '멋쟁이' 시리즈예요. 지금까지 돌멩이레터가 철학을 품은 단단한 브랜드를 발굴해 물결님께 알린 것처럼, 비정기적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묵묵히 나아가는 멋쟁이를 소개합니다. 돌멩이레터가 찾은 탁월하고, 진정성 있는 첫 번째 멋쟁이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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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물결님. 서울 가좌역 모래내시장에서 '극락'을 운영하고 있고, 밴드 CHS의 리더를 맡고 있는 최현석입니다. 다양한 페스티벌 기획 뿐만 아니라, 가요 프로듀싱까지 함께 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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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내 극락은 원래 제 작업실이었어요. 평소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노는 걸 좋아하는 데다가, 목공이라는 취미도 가지고 있어서 조금씩 직접 공간을 꾸리다 보니 지금의 극락이 됐네요. 언젠가 친구들이 이 공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어요. 마침 모래내시장의 재개발 소식이 들려오던 때였죠. 시장이 무너지기 전에 오픈을 해볼까 하다가 '메이커스마크'라는 브랜드에서 팝업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운영을 하게 됐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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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안에 이런 공연장을 어떻게 만들었냐고요. 시끌벅적한 시장 분위기 상 시끄럽게 해도 되는 점이 한 몫 했어요. 음악 작업실이니 소음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니까요.
'극락'이라는 이름을 딴 건 불상에서 시작돼요. 발리를 다녀와서 불상을 하나 마련했거든요. 그러다가 친구들에게 작업실에 오라는 얘기를 "극락에 와!"라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름을 극락으로 짓게 됐어요. 또, 극락이 영어로 하면 '파라다이스'잖아요. 이 공간이 제게는 파라다이스 같은 공간이었죠. 그렇게 꾸미고 싶었고요. 사람들에게 오픈할 때도 원래 극락으로 불리던 공간이니 극락으로 정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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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공간에 들어가는 전체적인 기획은 제가 진행하죠. 예를 들면, 간판 같은 것부터요. 실제로 지금 극락에 쓰이는 간판도 제가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이고요. 극락에 들어오면 티비로 송출되는 비디오 아트는, 미국에 있는 친한 밴드이자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준 'UNLIMITED TIME ONLY'가 제작했어요.
극락은, 모든 요소가 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꾸린 곳이에요. 굉장히 개인적인 공간이죠. 그런 제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들어 있는데, 좋아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특히 빠른 감이 있으신 분들은 극락에 들어와서 흥미를 많이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극락은 공연을 하는 밴드의 시그니처 칵테일을 만들어요. 이건 제 경험에서 오는 거죠. 제가 좋았던 것들을 제안하고 제시해 나오는 결과물이에요. '이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것들이요. 물론 손도 많이 가고, 각 밴드에 맞게 음료를 꾸린다는 일 자체가 다소 번거롭기는 해요. 극락은 매주 공연이 잡혀 있는데, 매주 아티스트의 성격이 담긴 시크니처 칵테일을 1-2종씩 만든다는 게 굉장히 힘든 부분이죠. 그래서 더 섭외하는 밴드의 기준선을 공고히 하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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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를 섭외할 때, 극락에는 허들이 있다는 것을 명시해요. 아무나 쓰지 못하는 공간이죠. 허들이 있으니 음악을 하는 친구들에게 극락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는 일종의 목표가 생기기도 하고요. 물론 공연을 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허들입니다. 여기 와서 즐기는 사람들은, 누가 되었든 마음껏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티스트에 대한 기준을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요. 자기 얘기가 확실히 있는 팀인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트렌디함을 좇는 것보다는, 적어도 극락의 경우에는 자기 얘기를 확고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평소에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확실한 기획을 한다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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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가장하고 싶은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어요. 요새 러닝에도 관심이 많았거든요. 무엇보다 재밌어서 쭉 읽어내려가기 편하더라고요. 하루키가 달리기를 하며 느낀 것들을 풀어내는데, 공감이 되게 많이 됐어요.
과자: 과자를 즐겨 먹지는 않지만, 항상 먹는 게 하나 있어요. 스윙칩이요. 그 다음 크런키 초콜릿. |
술: 위스키를 좋아해요. 특히 몰트. 그런데 요즘은 주종을 와인으로 바꿀지 생각 중이에요.
운동: 좋아해요. 수영도, 서핑도 좋아하고요. 물에서 노는 건 다 좋더라고요. 요즘처럼 페스티벌이 겹치는 시즌에는 조금 쉬기는 하는데, 운동은 거의 매일 하려고 해요. 헬스랑 수영은 거의 매일 하고 있다고 봐도 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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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꾸리거나 사람을 만날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요. 트렌디한 건 최대한 거를려고 해요. 물건을 고를 때도, 사람을 만날 때도 가장 단순하고 오래 둘 수 있는 클래식을 추구하거든요. 세상은 계속해서 편리해지고 있지만, 기능이 너무 편리함에 치중되어 있는 것들은 조금 지양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성격도 있고 성깔도 있는, 기존의 틀을 벗어난 브랜드를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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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을 좋아해요. 특히 옛날 할리데이비슨을 좋아하죠. 지프도 마찬가지예요. 옛날 것들도 모두 존중 받으면서 계속 클래식이 이어지는 브랜드니까요. 손이 많이 가요. 애증이죠. 고장도 자주 나니까.
지금 입고 있는 옷은 데우스예요. 제가 리더를 맡고 있는 밴드 CHS와 컬렉션이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죠. 옷도 나왔고요. 데우스는 원래부터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였어요. 발리 짱구에서 전통 사원 모양으로 되어 있던 데우스를 보고 압도당하기도 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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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 정문 앞쪽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있어요. 극락이라는 공간을 필두로, F&B나 라운지, 편집샵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극락이 처음 모래내시장 건물에 들어왔을 때는, 극락 하나뿐이었지만 이제 넓혀가면 재밌을 것 같아요. 전체적인 컨셉을 모두 하나의 테마로 맞출 계획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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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극락' 및 'CHS'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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