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에서 들리는 발소리부터, 토요일 아침에도 들리는 옆집의 공사 소리와 단잠을 깨우는 동거인의 코골이까지. point 1. 위층에서 들리는 발소리부터, 토요일 아침에도 들리는 옆집의 공사 소리와 단잠을 깨우는 동거인의 코골이까지. 물결님은 신경 쓰이는 소음을 어떻게 견디고 있나요? 충전하지 않아도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룹의 시작점을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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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2. 룹은 사람들이 이어플러그를 선글라스처럼 여기기를 바라요. 룹이 스마트 히어러블 시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소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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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3. 벨기에에 본사를 둔 룹은 꾸준하게 제품 개발 스토리를 발행해요. 어떤 마음으로 개발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는지 세세하게 밝히죠. 룹은 왜 내부 이야기를 공유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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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보조배터리보다 먼저 챙기는 물건이 있어요. 바로 룹이 만든 이어플러그예요. 룹을 알게 된 시점은 올 여름이었어요. 앞집의 공사 소리가 잦아들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는데, 건물이 모두 지어지자마자 새로운 소음이 들리더라고요. 내후년에 완공될 빌라가 새롭게 지어진다고 했죠. 계약이 끝나는 날까지는 반년이 남아 있었어요. 집 알아보기도 힘들고, 이사하기도 번거로워서 어떻게 하면 이 소음을 무사히 견딜 수 있을지 찾아보다가 지인으로부터 룹을 소개받았어요. 디자인만 봤을 때는 충전이 필요한 노이즈캔슬링 전자 기기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케이스를 열고, 귀에 넣기만 하면 끝나는 실리콘 소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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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한국까지 진출한 룹 이어플러그의 시작은 2016년이에요. 공학부터 음악까지, 관심사가 통했던 ‘디미트리 오’와 ‘마르턴 보데베스’가 공동 창립자죠. 이 둘은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페스티벌을 다니고, 오토바이를 즐겼어요. 그러다가 심각한 이명 증상을 경험했죠. 클럽에서의 경험을 상상하면 이해가 가요. 평소에는 듣기 어려운 커다란 음악을 들을 때는 막상 괜찮은 것 같지만, 고요한 거리로 나오면 귀가 먹먹해지잖아요. 때로는 귀에서 머리로 내리꽂는 것 같은 전자음이 들리기도 하고요. 청력을 보호해야겠다고 생각한 둘은 해결책으로 일상용 이어플러그를 찾았어요. 오래 착용해도 거슬리지 않을 만큼 편안하면서, 패셔너블한 아이템처럼 보이는 스타일리시한 이어플러그를요. 하지만 기존 이어플러그는 귀를 완전히 막아 답답했고, 디자인도 투박해 적절한 대안이 되지 못했죠.
시중에서 바로 마련할 수 있는 이어플러그가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지만, 발상을 바꾸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들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볼 수 있다는 얘기를 뜻하죠. 이내 그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모험을 시작해요. 커다란 음악으로부터 청력을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면서, 오래 껴도 아프지 않고, 스타일까지 모두 잡은 이어플러그를 개발하기로 계획해요.
룹 이어플러그는 곧 콘서트와 페스티벌 관람객을 대상으로 큰 호응을 얻어요. 뉴욕타임즈는 룹에게 ‘콘서트를 위한 최고의 이어플러그’라는 찬사를 보냈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귀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으니까요. 이대로 승승장구 할 줄 알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를 덮치며 판도가 바뀌었어요.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전염되지 않도록 거리를 뒀고, 따라 많은 인원이 몰리는 행사가 취소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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룹을 고안한 둘은 창의력을 발휘하기로 합니다. 먼저, 룹의 팬층을 조사해요. 왜 룹을 쓰는지 알아보는 게 중요했죠. 어쩌면 사용하는 이유에서 룹의 미래를 연결지을 중요한 단서를 찾을 지도 모르고요.
초기의 룹을 구매한 사람들의 이유를 모았더니 신기하게 ‘일상'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소음으로 인해 깊은 잠을 방해받고 싶어하지 않다거나, 집중력을 높이고 싶은 순간에 룹을 찾는다거나요. 그 밖에도 뜻하지 않게 귀에 꽂히는 일상 소음에 대한 민감성을 줄이고 싶어 룹을 사용한다고 했죠. 사용 이유를 모은 룹은 페스티벌용으로 개발한 룹의 초기 목적을 잠시 접고, 접근 방식과 전략을 새롭게 정했어요. 고객의 이야기를 귀 기울인 룹의 방향은 옳았어요. 성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죠.
커다란 음악을 막는 쪽에서 일상 소음을 막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룹은 1년 만에 350% 성장합니다. 200만 세트가 넘는 이어플러그를 판매해요. 링크드인이나 딜로이트가 선정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벨기에 기술 회사’로 지명 받고요. 시대의 상황에 맞춰 초기의 방향을 고집하지 않는 유연함, 고객이 룹을 필요로 하는 이유를 듣는 섬세함, 일상용 소음을 막는 이어플러그를 빠르게 개발한 속도가 합쳐 어마어마한 매출 성장을 이루어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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룹은 이어플러그를 이어웨어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해요. 단순히 귀를 틀어막아 소음을 방지하는 이어플러그에서 나아가, 귀에 입힌다는 뜻을 더한 이어웨어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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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이 우리의 몸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커요. 특히 70dB를 넘는 급작스런 소음은 심장에까지 무리가 온다고 해요. 오랫동안 50dB 정도의 소음에 노출되면 호흡과 맥박까지 빨라져요. 잠에 들었는데 소음 때문에 숙면에 방해를 받으면 수면의 질이 낮아질 뿐 아니라, 호르몬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우울감이 높아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죠.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영구적인 청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소음 수준에 정기적으로 노출된대요. 하지만 우리는 소음을 막는 대신 무선 이어폰을 꺼내, 노이즈캔슬링을 켜고 듣고 싶은 음악의 볼륨을 크게 키워 일상 소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고르죠.
이어플러그는 소음을 음악으로 덮지 않고, 오롯이 스트레스로부터 귀를 막아주기 때문에 이점이 많아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이어플러그를 생소하게 여기죠. 이어플러그보다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 더 유명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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룹은 청력 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고 해요. 사람들이 이어플러그를 선글라스처럼 편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나아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죠. 강한 햇빛을 바라보면 자외선이 걱정돼 선글라스를 자연스럽게 꺼내는 것처럼, 머리가 절로 아파지는 소음에 노출될 것 같으면 주머니에서 작은 케이스를 꺼내 룹을 귀에 꽂는 날을 꿈꿔요. 청력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지한 덕분에, 청각(hear)과 착용기기(wearable)을 합친 히어러블(hearable)이라는 단어가 보편화되는 세상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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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음식을 먹어도 저마다 느끼는 맛이 다른 것처럼, 소음을 규정짓는 감각도 달라요. 하나의 소리를 들어도 어떤 사람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작은 소리가 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집중을 흐트리는 끔찍한 소음이 될 수 있죠. 각자의 볼륨이 다른 거예요. “듣고 싶은 소리에만 집중할래!”라는 메인 슬로건을 내세운 룹은, 룹을 처음으로 접하는 입문자를 위해 홈페이지에 ‘Loop 선택 가이드'를 마련해뒀어요.
가이드를 클릭하면, 룹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 묻는 질문이 등장해요. 잠을 방해하는 코 고는 소리나 층간 소음, 창 밖에서 들리는 오토바이 소리를 줄이고 싶은지에 대해서 묻거나 공부나 작업을 위해 주변 소음을 줄이고 싶은지에 대해 알아보죠. 그뿐만 아니라, 소란스러운 환경에서 대화에 집중하고 싶을 때 끼는 룹이나 도로에서 중요한 소리는 놓치지 않으면서 청력을 보호하고 싶은 모터스포츠용 룹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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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감소를 위한 이어플러그, 청력 보호를 위한 이어플러그, 소음을 최소화하는 이어플러그처럼 룹은 일곱 가지의 이어플러그를 제작했어요. 제가 쓰는 이어플러그는 Quiet 예요. 누군가 저를 부르는 소리는 놓치지 않으면서, 세탁기가 돌아가는 소리나 옆집의 공사 소음은 아주 흐릿하게 들리죠. 작업에 집중할 때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해져요. 각 제품을 클릭하면 어느 데시벨 정도의 소리를 차단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기능 설명이 나와요. 생활 소음을 줄이는 Quiet는 최대 24dB를 감소시키고, 머리를 아프게 하는 만큼의 커다란 음악을 차단하는 Experience는 17dB를 감소시켜 음악 소리를 완전히 차단하지 않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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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의 크기에 맞춰 어떤 이어팁 사이즈를 골라야 할지 미리 고민할 필요도 없어요. XS 부터 L 까지, 네 가지의 이어팁을 한 번에 받을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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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이끄는 룹을 만드는 직원들은 결과물만을 내세우지 않아요. 룹을 만들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하나의 룹을 만들기 위해 평균적으로 한 번에 몇 십개의 제품 개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지에 대해 얘기하죠. 그리고 그 소중한 개발 스토리가 룹의 내부에서만 머물지 않도록 밖으로도 선뜻 공개해요. 실제로 착용하고 싶은 액세서리처럼 보이기 위해 생각하고, 가지고 놀고, 디자인하는 과정을 말하며 룹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게 해요. 잘 갖춰진 상세페이지 밖의 내부적인 고민을 알게 되니 룹에 대해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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룹은 블로그에 꾸준히 스토리를 올려요. 의료 기기를 만들던 룹의 수석 디자이너부터, 룹이 더욱 잘 알려질 수 있도록 캠페인을 꾸리는 마케터와 룹의 인재 영업팀까지 등장하죠. 심지어는 주요 회의가 몇 개로 이루어지는지, 그 회의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도 낱낱이 소개해요. 칼럼을 읽으며 문득 궁금해졌어요.
회사 내부에서는 모두 아는 내용일 텐데도, 룹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선뜻 이 이야기를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서요. 그리고 홈페이지에 실린 룹의 블로그를 어느 카테고리에서 처음 마주쳤는지 기억했어요. 바로 채용 페이지였죠. 룹은 룹을 진심으로 애정하고, 주의 깊게 지켜보는 사람을 일원으로 구성하고 싶은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룹을 쓰는 고객의 피드백을 가뿐하게 넘기지 않고 소중하게 담아두는 사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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룹은 사람을 위해,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어요. 몸과 마음을 괴롭히는 소음을 허투루 넘기지 않죠. 룹을 살펴보면서, 룹이 꼭 우리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어요. 모든 사람이 자신의 볼륨에 맞게 자신 있게 살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싶다는 얘기가 곳곳에 배어 있었죠.
미래를 예측하는 룹의 이야기는 신선해요. 특히 스마트 히어러블 시장에 대한 추측이 많다는 문장에서는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했어요. “세상이 소리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재정의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룹은, 과연 이어플러그를 선글라스와 같은 친숙한 물건으로 자리잡게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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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룹 이어플러그'입니다. ⓒLoop Earplu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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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플러그로 적당한 소리만을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여태까지 저도 모르게 얼마나 커다란 소음에 노출되었는지 그제야 알아챌 수 있었죠. 잘 때 뒤척임이 심한 편인데, 룹은 귀에서 잘 빠지지 않아 덕분에 더욱 깊게 자는 데 성공하고 있어요. 룹이 우리나라에 진출한 시점은 올해예요. 아직 잘 모르는 분이 많아서 그런지, 룹 이어플러그를 낀 사람을 마주치지는 못했어요. 언젠가 지하철에서, 카페에서, 콘서트에서 룹을 낀 분을 보면 반가울 것 같아요.
Editor 요아 | 언젠가 통나무집에서 살 은근한 계획을 품고 있어요. 장작 타는 냄새를 좋아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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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님이 보내주신 답장이에요 ✉️
95호 <한글과자>편의 질문은 '한글에 대한 이미지'였습니다. 아직 레터를 못 읽었다면 여기에서 볼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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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았어요! 한글과자의 존재를 돌멩이레터로 처음 알았는데 왜 진작 없었을까 싶을 정도로 꼭 필요한 브랜드네요. 취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from. 리지 물결님
"타일러씨와 니디씨는 한글과자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개발하셨다고 했지만 솔직히 전, 저처럼 한글과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과자는 생필품이 아닌 기호(식)품이니까. 저는 이 지점때문에 한글과자의 개발이 더 멋지다고 느껴져요.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거나 팔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런 위험을 감수한, 일종의 도전을 한거잖아요. 그리고 한글의 아이덴티티까지 멋지게 드러냈죠. 사람들이 잊고 있는 중요한 가치를 위해 무언가를 해내는 게 더 힘들어지는 시대라 그런지 이번 뉴스레터의 이야기가 더 좋게 느껴졌어요. " from. 우주 뭉 물결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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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 노래는 Rachael Yamagata의 Be Be Your Love예요.
멜로디가 저를 보호해준다고 처음 느꼈던 노래랍니다.
물결님이 듣고 싶은 소리는, 듣기 힘든 소리는 무엇인가요?
우리의 일상을 채운 소리에 대한 물결님의 생각이 궁금해요.
*답장을 남겨 주시면 다음 호 하단에 물결님의 이야기를 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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