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 1. 오는 10월 9일은 578돌 한글날이에요. ‘쉬는 수요일’이 아닌, ‘한글을 창제해 세상에 point 1. 오는 10월 9일은 578돌 한글날이에요. ‘쉬는 수요일’이 아닌, ‘한글을 창제해 세상에 펴낸 날’로 기념하기 위해 한글과자를 소개해요. 한글과자가 어떤 과자인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하나하나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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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2. 한글과자의 시작은 수제예요. 한국에서도 유명한 방송인 ‘타일러’와 사업가 ‘니디’가 손으로 직접 과자를 빚었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끝까지 한글과자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직접 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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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3. 크라우드펀딩으로 세상에 나온 한글과자는 이제 자사몰을 운영하고, 오프라인 팝업을 열어요.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 위해 노력하는 한글과자의 디테일을 살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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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산부인과’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변리사이자 인스타그래머로 활동하는 BLSN이 연 뜻깊은 캠페인이에요. 슬로건은 “이름을 낳아주세요!”고요. 간호사가 신는 편안한 신발부터 배우의 이름을 도맡는 일종의 작명소죠. 누군가 이 작명소에 이름을 부탁하면, 팔로워 모두가 머리를 모아 참신하고 의미 있는 이름을 지어요. 흥미로운 마음에 팔로우를 하고 지켜봤죠.
어느 날, 이름산부인과에 과자가 올라왔어요. 우리나라의 단군신화를 활용해 쑥과 마늘맛이 나는 한글 모양의 과자였죠. 한글과자의 캐릭터인 곰과 호랑이에게 이름을 지어달라는 요청이 돋보였어요. ‘마늘과 쑥’을 뜻하는 ‘마누’와 ‘쑤기’가 차례로 결정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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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자를 기획하고 제작한 대표님들의 얼굴을 봤는데 굉장히 익숙했어요.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며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쓴 ‘타일러 라쉬’와 한국과 인도의 경제 융합을 이끄는 사업가 ‘니디 아그르왈’이 한글과자를 만든 주인공이었죠. 두 대표님은 “알파벳 과자는 본 적 있었지만, 정작 한글 모양의 비스킷류 과자는 없다는 점이 의아해" 한글과자를 만들었다고 해요. 새삼 한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어요. 하루도 빠짐없이 한글을 쓰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한글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못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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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자는 작년 이맘때, 한글날을 맞아 세상에 나왔어요. 타일러와 니디는 한글과자를 개발할 뿐만 아니라, 한글이 지닌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여기저기 알리고 있었죠. 올 시월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한글의 미적 가치와 브랜드 디자인'을 주제로 특강까지 준비 중이에요. 방송과 사업으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쁠 시간에도 한글의 미학을 곳곳에 알리기 위해 시간을 내는 이유가 궁금했어요. 한글의 어떤 점이 아름답다고 생각하시는지, 한글의 어느 특징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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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와 니디는 대답했죠. “한글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미학적인 강점이 있는 글자”라고요. 자연스레 한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만들어진 한글과자 이야기로 흘러갔어요. 한글과자는 한글이 지닌 미적인 부분을 넘어, 한글을 다채롭게 활용하는 응용법이나 창의성을 보여준다고요. 한글을 배우는 일은 유치원 때 졸업했지만, 실제로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여러 각도로 회전할 때마다 다른 발음이 나온다는 걸 잊고 있었어요. ‘ㄱ’을 돌리면 ‘ㄴ'이 되고, ‘ㅏ'를 뒤집으면 ‘ㅓ'가 되는 것처럼요. 한글과자는 잊고 지내던 한글의 단순하면서 창의적인 활용법을 과자에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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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와 니디는 이어 답했어요. “말과 소통을 색다르게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게 한글이고, 그것을 체험하고 가지고 노는 사람은 실제로 창의적인 사고를 더욱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의 한글과자는 바로 이런 부분을 식품에 응용해서 만들었어요.” 한글과자는 맛으로 입을 사로잡는 과자를 넘어서, 재미와 창의를 동시에 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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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자를 알게 된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기역부터 히읗까지 하나씩만 있나요?”라고 해요. 이 질문의 속뜻은, “한글과자로 하나의 문장을 완벽하게 완성할 수 있을까요?”로 해석되기도 하죠. 쌍자음 모양의 과자가 있는지도 궁금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요. 글을 쓸 때는 쉽게 ‘ㅅ'과 ‘ㅆ'을 구분해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너무 자주 쓰다 보니 시옷과 시옷이 합쳐쳐 쌍시옷이 되었다는 사실을 잊고, 두 가지의 글자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ㅅ'이나 ‘ㄷ'이 두 개 있다면 금세 ‘ㅆ'과 ‘ㄸ'을 만들 수 있죠. ‘ㅏ'를 돌리면 ‘ㅓ', ‘ㅗ', ‘ㅜ'를 한 번에 만들 수 있고요. ‘ㅡ'와 ‘ㅣ'를 조합하면 ‘ㅐ', ‘ㅖ’, ‘ㅔ’, “ㅖ’를 뚝딱 만들 수 있어요. 한글과자를 알리는 마케터 역시 한글과자를 만나면서 과연 한글이 효율적이고 아름답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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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먹고 싶은 마늘맛과 입에 쑥쑥 들어가는 쑥맛으로 구성된 한글과자의 시작은 수제였어요. 슈가파우더와 비건 마가린, 밀가루와 재료를 담은 가루를 합쳐 손으로 조물조물 반죽을 냈어요. 글자를 만드는 과정 역시 기계의 도움을 받지 않았어요. 자음과 모음 모양의 틀로 손에 힘을 주고 반죽을 냈어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어요. 무려 10개월 동안 수제로 직접 과자를 만드는 건, 그만큼 다양한 시행착오를 만났다는 걸 의미해요. 반죽이 틀에서 잘 떨어지지 않아 계속해서 새로운 반죽 위에 틀을 찍는 건 당연한 일이었어요. 모양이 망가지거나 오븐에서 과자가 다 타는 일도 꾸준히 벌어졌죠. 일 년 가까이 하나의 일에 매진할 수 있는 힘은 단순히 집중력에서만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마음, 내가 이토록 몰입해 만드는 제품이 세상에 나오기를 바라는 진심이 동반되어야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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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디와 타일러에게 숱한 시행착오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한글과자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궁금하다고 하자, 역시나 반짝이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한글과자가 세상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어요. “요즘에는 일상이 하도 바쁘니까 아이든 어른이든 바쁘게 사느라 재미있게 사는 법을 점점 놓치고 있다고나 할까요. 일상의 작은 재미들이 여기저기 조금 사라진 것 같아요. 한글과자는 많은 분들에게 재미가 되어주고 있어요.”
한글과자 팀이 들은 한글과자의 후기는 다양했어요. 부부끼리 집에서 소소하게 맥주 한 잔 할 때 마늘맛 한글과자를 먹으면서 초성 게임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부터, 집에서 아이와 부모가 한글과자로 놀이를 하는 이야기까지 한글과자를 일상의 재미로 들여온 사연이 모였어요. 정성을 기울여 만든 제품이 고객의 손에 닿아 일상에 긍정적인 물결로 나타날 때만큼 기대되는 건 없죠. 하지만 매일 그것만 생각할 수는 없어요. 만드는 사람이 만드는 과정 자체를 재미로 느껴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잖아요. 니디와 타일러도 한글과자를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다고 해요. 그 재미가 있어서 때때로 어려움에 부딪혀도 결국 계속 하게 되는 동력이라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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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자는 수제 과자로 시작했지만, 손으로 만드는 일은 커다란 한계가 있죠. 직접 반죽하고, 커터틀로 사랑을 담아 반죽에 찍고, 일일이 구워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많은 과자를 굽기 어려워요. 한글과자가 더욱 유명해질수록 품절 되는 속도 역시 빨라졌어요. 물량이 모자라니 한글과자를 원하는 모든 분께 닿기란 어려웠고요. 홍보는 하루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닿지만, 정작 먹을 수 있는 한글과자가 부족했어요. 많은 분들이 계속해서 “한글과자는 어디서 살 수 있어요?”라고 물으니 확실히 생산량을 늘려야 했고요.
지금은 다행히 오랫동안 한글과자를 함께 잘 만들 수 있는 곳을 찾았다고 해요. 이제 더 많은 분들께 다가갈 수 있는 형태로 한글과자를 재탄생할 수 있죠. 니디와 타일러가 말하는 한글의 재미를 우리 모두 느끼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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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한글과자를 보자마자 이런 얘기를 한대요. “아이들에게 한글 가르칠 때 좋겠네요!” 라고요. 타일러와 니디는 이런 의견에 대해 “아이만 먹을 법한 과자라고 생각하는 지점이 저희가 조금 뚫어가야 할 고정관념인 것 같아요.”라고 입을 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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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글을 가르칠 때는 한글을 잘 모르니 흥미와 재미를 느끼기 어렵지만, 이미 한글을 익혔다면 활용법을 아니 더욱 재미있으니까요. 한글을 알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게 한글을 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겼어요. 자음과 모음이 따로 떼어져 있는 건, 아직 한글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때 쓰는 교육 재료 같다는 편협한 생각을 지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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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자는 단순히 한글의 매력만 묻어있지는 않아요. 한국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사소한 부분에도 촘촘하게 살렸죠. 한글과자라는 브랜드에 한국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녹일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한글과자 팀은,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세종대왕을 떠올렸어요. 한글이라고 하면 누구나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연상되니까요. 하지만 한글과자 팀은 세종대왕의 이미지 대신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호랑이와 곰을 내세우기로 결정했어요. 공적인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입에 넣는 식품 사업을 하는 거라면 상업적으로 왕의 초상권을 쓰기에는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 싶은 의심이 들어서였죠. 그러다가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인 호랑이가 생각났고, 바로 단군 이야기가 떠올랐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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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자 홈페이지에는 ‘한글과자 게임'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어요. “놀면서 먹어야 맛있어요!”나 “먹는 것 가지고 장난쳐도 혼나지 않는 과자”라는 캐치프라이즈가 다가와요. 단어 짓기부터 초성 게임까지 한글과자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해요. 뿐만 아니라, 한글과자 마케터가 소개하는 방법도 있어요. 친구에게 메시지를 만들거나 베이킹 위에 글자를 더해 케이크에 이름을 붙일 수 있죠. 단순히 입에 넣는 과자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한글과자 팀의 바람이 생각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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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맞아 타일러와 니디에게 이런 질문을 했어요. 돌멩이레터를 꾸준히 읽어주시는 물결님께도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요. “한글과자가 한국인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갔으면 하나요?”
임팩트 있는 답이 돌아왔어요. “‘한국에서 무슨 과자 먹을까?’ 하면 ‘한글과자!’라고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한글과자를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한글과자를 재미있고 맛있는 과자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다가오는 이번 한글날 만큼은 일상에서 느끼는 위트와 창의,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놓치지 않은 한글과자로 한글을 기억해봐야겠어요. 무엇보다 한글에 대해 딱딱하게 품던 고정관념을 유연하게 풀어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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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한글과자'입니다. ⓒ스윅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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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자 팀에게 인터뷰 메일을 보낼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과연 응해주실까?’라고요. 아시다시피 타일러와 니디 대표님은 워낙 방송이나 강연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시고, 그만큼이나 무척 바쁘실 테니까요. 하지만 한글과자를 정성스레 소개하고 싶다는 편지에 대표님들이 직접 레터에 실을 사진을 고르고, 늦은 밤에 시간을 내어 답해주셔서 놀랐어요. 한 통의 편지가 지닌 힘을 다시금 느꼈고요. 돌멩이레터 에디터로 합류한지 어느덧 반년이 가까워져가요. 물결님의 메일함으로 도착하는 이 한 통의 레터에 변치 않고 진심을 꾹꾹 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요.
Editor 요아 | 언젠가 통나무집에서 살 은근한 계획을 품고 있어요. 장작 타는 냄새를 좋아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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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 노래는 김윤아, 원슈타인 - 진심으로 너를 부르는 노래예요.
무언가를 위해 매일 걸어가는 모든 물결님께 들려주고 싶어요.
물결님, '한글'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답장을 남겨 주시면 다음 호 하단에 물결님의 이야기를 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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