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에 설립된 혁신적인 덴마크 디자인 하우스, 스텔톤은 독특한 디자인을 고수하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아요 point 1. 1960년에 설립된 혁신적인 덴마크 디자인 하우스, 스텔톤은 독특한 디자인을 고수하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아요. 스텔톤의 시작점을 살펴볼게요.
|
|
|
point 2. 유수한 디자인 어워드를 받은 스텔톤은 현재까지도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으로 여겨져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텔톤의 흥미로운 디자인 스토리를 소개해요.
|
|
|
point 3. 스텔톤은 유명세와 전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을 향해 나아가요. 지속가능성과 미학, 품질을 생각하는 스텔톤의 지향점을 전해드려요.
|
|
|
이번 호는 지속가능성과 미학을 추구하는
스텔톤의 지향점과 브랜드 스토리에 공감해 제작되었어요.
|
|
|
어렸을 때는, 엄마가 늘 예쁜 물병에 보리차를 가득 채워두셨어요. 생수를 그대로 마시는 지금과 다르게 물병으로 보리차를 따라 마셨던 그때가 훨씬 물을 자주 마셨던 것 같아요. 스텔톤의 저그를 보며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났어요. 매일 마시는 물병이 이토록 깔끔하고 아름다운 선을 가지고 있다면 마실 때마다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았죠.
스텔톤은 1960년에 설립된 혁신적인 덴마크 디자인 하우스예요. 국제적인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만나 유의미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죠. 윤광준 작가는 그의 책 『윤광준의 생활명품 101』 중 <눈과 입과 손이 행복한 순간, 생활예술이 실현된 물병>에서 스텔톤을 이렇게 설명해요. “덴마크의 스텔톤 저그를 처음 봤을 때, 간결한 디자인에 끌렸다. 이토록 아름다운 보온 냉물병도 있는 것이다. 따뜻함이 오래 유지되고 튼튼하기만 하다면 그저 그런 물건이다. 하지만 쓰면서 매번 감탄하게 된다면 얼마나 더 따뜻하게 느껴질까. 보온병에 감각적 아름다움을 입힌 스텔톤은 생활예술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물을 마시는 일조차 아름다울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는 윤광준 작가의 문장에 하나하나 공감했어요.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간결한 디자인의 표본이 되는 생활 명품, 스텔톤의 저그를 찬찬히 살펴봤어요. 우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돋보였죠. 직선과 원형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어떤 분위기의 부엌과 두어도 이질감이 없었어요.
|
|
|
1960년, 친구 사이인 스텔란과 카톤이 함께 브랜드 ‘스텔톤’을 만든 게 스텔톤의 시작점이에요. 처음에는 운동화와 가구를 판매하려고 했지만, 현대적인 스테인리스 스틸로 서빙웨어를 생산하기 시작했죠. 특히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소스 볼이 덴마크 매장에서 인기를 끌었어요. 백화점이나 디자인 매장에서 팔렸죠. 스텔톤의 제품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바탕으로 독특한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1963년에는, 영업 관리자로 일하던 ‘피터 홈블라드’가 스텔톤의 CEO가 됐어요. 그는 스텔톤을 마케팅하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회사에 가져왔죠. 새로운 카탈로그나 그래픽 디자인 같은 것들을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스텔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이었죠. 스텔톤과 같은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가 너무 많았거든요.
|
|
|
스텔톤은 Red dot, German Design Award, ID price처럼 유수한 디자인 어워드에서 인정을 받았어요. 에릭 마그누센의 EM77 저그나, 아르네 야콥슨의 Cylinda-line과 같은 상징적인 디자인은 스텔톤 DNA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내구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제품이죠. 스텔톤이라고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이 디자인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살펴봤어요.
|
|
|
스텔톤의 초창기 시절, 영업 관리자였다가 스텔톤의 CEO가 된 피터 홈블라드는 자신의 양아버지인 아르네 야콥센에게 디자인을 부탁했어요. 아르네 야콥센은 덴마크의 가장 유명한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피터 홈블라드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아버지께 보여드린 건 당연한 일이었죠. 하지만 아르네 야콥센은 아주 바빴어요. 피터 홈블라드는 아버지가 바로 부탁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1964년 어느 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미완성된 스케치를 보여줍니다. 건축 프로젝트와 여러 제품을 하느라 바빴던 아르네 야콥센이지만, 역시 부족해 보이는 디자인 스케치를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수정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바로 Cylinda-line이에요. 지금도 호응받는 이 실린더 라인은 저녁 식사 자리, 냅킨 한 장 위에 그려졌죠. 단순하게 세 가지의 선만으로 완성된 스케치가 지금도 주목받는 제품이 된 거예요. 디자인의 변천이 크게 없이 초창기 모델을 거의 유지한 거죠.
|
|
|
형태와 기능의 완전한 균형점을 보여주는 Cylinda-line은 출시 즉시 인기를 끌었어요. 디자인의 단순성을 보여주는 Cylinda-line은 그야말로 독보적이었죠. 스텔톤에서 3년 간의 집중적인 개발 끝에 찾게 된 이 라인은 오늘날에도 아이코닉하며,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으로 분류돼요. 현재 Cylinda-line은 전 세계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을 만큼 유명해요. 수년 동안 여러 디자인 상을 받았고요.
|
|
|
스텔톤의 전 CEO, 피터 홈블라드는 말해요. “제품 개발 단계에서 아르네 야콥센과의 작업은 때로 말도 안 되게 어려웠습니다. 공장에서 기술적으로 제작이 불가능하다는 확인을 받아도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가 디자인에 대한 타협을 거부했기 때문에 우리는 처음부터 전체 기술을 구축해야 했습니다. 60년대 당시에는 이런 원통형 제작 방식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습니다. Cylinda-line을 생산하기 위해, 우리는 ‘찾는 게’ 아니라, ‘발명'해야만 했습니다.” 라고요.
이 브랜드 스토리를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기술적으로 제작이 불가능하더라도 디자인을 타협하지 않는 디자이너와의 협업 방식은 굉장히 어려웠겠지만, 근본적인 디자인에 몰입하고 집중한 아르네 야콥센의 디자인 방식을 따랐기 때문에 스텔톤이 독보적인 디자인으로 발명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특히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클래식 커피포트는 Cylinda-line의 첫 번째 디자인 중 하나인데, 1967년에 제작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2024년에도 충분히 세련되었거든요. 손잡이 역시 흔하지 않고요. 어느 때는 타협하지 않고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브랜드의 철학과도 연결되는 지점이 아닐까 싶었어요.
|
|
|
스텔톤의 디자인을 맡은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은, 1977년의 스텔톤을 대표하는 EM77 저그를 디자인한 덴마크 디자이너 ‘에릭 마그누센’이에요. EM77 저그는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간결한 디자인이라는 미학의 표본이 되는 생활 명품이죠. 본체는 플라스틱과 진공 유리로 구성되어 있어요. 무거운 스테인리스 보온병에 비해서 한 손으로 쉽게 들 수 있는 무게이면서도, 동시에 차가움과 따뜻함이 오래 가요. 1L를 기준으로 차가움은 19시간, 따뜻함은 9.5시간이나 지속되죠. 뚜껑은 무게추가 있는 ON & OFF 로커 스토퍼형으로, 손쉽게 물을 따를 수 있어 편하고요.
|
|
|
EM77 저그는 아름답기도 아름답지만, 평생 동안 쓸 수 있는 저그로 자리 잡기를 희망해요. 그래서 모든 부품이 분해되고,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제품의 일부만 파손되어도 전부 쓸 수 없는 일반적인 제품과 다르게 고장 난 제품만 교체해 오래 사용할 수 있어 환경에도 생활에도 모두 이로워요. 참고로, 한국에서는 덴마크 본사와 공식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독점 공식 수입원 HACER에서 유통된 정품 제품만 부품 교체나 추가 구매가 가능하다고 해요.
|
|
|
2004년, 스텔톤의 CEO가 또 한 번 바뀌었어요. ‘미셸 링’ 가족이 스텔톤을 인수했고, 인수한 이후로 스텔톤은 국제 건축가나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넓혔어요. 스텔톤의 제품군이 형태와 기능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합성으로 특징지어지도록 하는 데 기여했죠. 스텔톤은 자체 제품 개발 및 품질 관리 부서를 보유하고 있어요. 세계 곳곳의 디자이너가 일하고 싶어 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요. 애플 사옥을 지어 우리나라에 더욱 잘 알려진 노먼 포스터의 스텔톤 제품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
|
|
미셸 링은 말해요. “우리는 일류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상생활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세월이 흘러도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도록 사랑받는 디자인에 부쩍 관심이 커진 제게도 영감을 주는 문장이에요.
|
|
|
스텔톤에게는 네 가지의 가치가 있어요. 첫째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유산을 이어간다는 것. 역사와 전통에 그저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 전통을 영감의 원천으로 사용한다는 것이에요. 스텔톤만의 독특한 디자인 유산을 다듬고 개발한다는 거죠.
|
|
|
둘째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에요. 스텔톤은 누구의 발자취도 따르고 싶지 않아 해요. 스텔톤만의 발자취를 걷고 싶어 하죠. 늘 새롭고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의미해요.
셋째는 뚜렷한 품질이에요. 디자인이 아무리 훌륭하고 세련되어도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외면받기 쉽잖아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걸맞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요. 미적 품질과 기능적 품질, 물리적 품질 측면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죠. 마지막으로는, 디자인 유전자를 자극해요. 사람들의 디자인적 감성을 변치 않게 자극하고, 흥미로움과 매력을 이끌며 부가가치를 이끌어요. 유명세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앞을 보며 나아가는 혁신이 독보적이라고 느꼈어요.
|
|
|
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STELTON'입니다. ⓒSTELTON
|
|
|
스텔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그런 고민을 했어요. 저라는 사람을 브랜드로 설명한다면, 어떤 철학을 고집하고 또 자신 있게 고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요. 이전에는 분명 꺾이지 않는 저만의 굳건한 가치관이나 건강한 고집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자주 흔들리며 중심을 잃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 제가 만약 스텔톤의 저그를 디자인한 아르네 야콥센이었다면, 공장에서 기술적으로 개발이 어렵다는 피터 홈블라드의 답변에 빠르게 수긍하며 대안을 찾고 말았겠지요.
그러다가 어쩌면, 괜히 현실적이지 못한 디자인을 했다며 스스로를 조금 추상적인 디자이너라고 쉽게 단정 지어버렸을지도 모르겠어요. 스텔톤의 브랜드 스토리를 들으면서 마음을 다잡아요. 초반에는 다소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평을 받아도, 아르네 야콥센과 피터 홈블라드가 결국 냅킨에 그린 스케치를 현실의 제품으로 만들어낸 것처럼 제 머릿속에 있는 상상도 결국 튼튼한 고집을 만나면 현실이 되어 세계 건너편에서 사랑을 받을지 모르겠다고요.
Editor 요아 | 언젠가 통나무집에서 살 은근한 계획을 품고 있어요. 장작 타는 냄새를 좋아해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