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님은 물건을 고를 때 어떤 가치를 중점으로 들이나요? GBH는 공간을 채우는 물건이 아닌, 일상을 채우 point 1. 물결님은 물건을 고를 때 어떤 가치를 중점으로 들이나요? GBH는 공간을 채우는 물건이 아닌, 일상을 채우는 물건을 만들어요. 보여지는 아름다움보다 쓰임의 아름다움을 디자인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GBH의 노력을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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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2. GBH는 생활에 꼭 필요하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디자인을 겸비한 생활용품을 만들어요. GBH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물씬 들어간 제품을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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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3. GBH는 시시각각 바뀌는 트렌드를 좇지 않고 묵묵한 끈기로 브랜드를 이어나가요. 그럴 수 있는 동력과 자신감의 원천을 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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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GBH를 알게 된 계기는 단골 카페 세면대에 놓인 핸드워시였어요. 비싼 핸드크림은 사도, 핸드워시의 향은 물에 닿는 순간 휘발된다고 여긴 제게 GBH의 핸드워시는 신선한 충격이었죠. 물기 어린 손을 수건에 톡톡 닦아도 핸드워시 향이 오랫동안 남아있었어요.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카메라로 핸드워시를 찍었고, 집으로 가는 길에 그 핸드워시를 만든 곳이 GBH라는 사실을 알게됐죠. 알고 봤더니 호응 받는 제품들이 많았어요. 비바람이 쳐도 강하게 버틸 수 있는 3단 자동 우산이나 끈적임 없이 산뜻한 데오드란트처럼, 일상을 보다 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제품이 가득했고요. 신기한 사실은 각양각색의 제품이 한결같이 GBH의 색을 띄고 있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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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브랜드 GBH의 철학은 단순하지만 지키기는 꽤나 어려워보여요. 공간을 채우는 물건이 아닌 일상을 채우는 물건을, 보여지는 아름다움보다는 쓰임의 아름다움을 디자인하죠.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을 지니기도 하고요.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기본에 충실한 물건을 디자인하고 만들기 위해 GBH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GBH는 말하죠. 작은 차이를 깊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고요.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든, 관심이 적은 사람이든 무의식적으로 작은 차이를 느낀다고 생각하는 GBH는 ‘비어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말로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을 지라도, 누구나 감각적으로 인지한다고 얘기해요. 이런 차이를 깊게 생각하고 다름으로 표현하려 노력하는 것이 기본적인 노력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왜 GBH의 제품이 ‘없는 것'이 아닌 ‘부러 비어있는 것'으로 여겨지는지 알게 됐어요. 여백의 미처럼, 어떤 공간은 비어 있는 게 더 높은 완성도처럼 여겨져요.
일상을 풍요롭게 하면서 기본에 충실한 물건을 만드는 GBH는 사물의 쓰임이라는 본질에 주목해요. 사용자가 물건을 쓸 때 불편함으로 느낄 부분은 모두 없애고, 아름답게 디자인을 하되 사용자만의 취향을 위해 비워두는 디자인을 고수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 하나만을 바라보지 않고 그 제품을 둘러싼 것들과 사용자까지 생각해야 해요. 실제로 GBH는 누군가 특정 제품을 사용할 때, 왜 기분이 좋아지는지와 너무나 예쁘지만 왠지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에 대한 고민을 깊게 생각한다고 해요. 궁극적으로 쓰임의 아름다움까지 닿는 GBH만의 제품이 탄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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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GBH가 만들어낸 제품을 둘러보면서,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밋밋하게 여겨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심하다고 여겨지지 않으면서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랫동안 사랑받기 위해 GBH가 택한 비결을 궁금해하자, GBH는 역시나 단단한 철학에서 비롯된 답을 건넸어요.
실제로 사용되는 모습을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했죠. 실제로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은 잘 꾸며진 스튜디오가 아니잖아요. 그러니 온라인으로 보는 모습과 실물로 쥐었을 때의 괴리가 있다면 쉽게 실망하게 되고, 더 만족스러운 구매를 하기 위해 또 다른 소비로 연결되기도 하죠. GBH는 사용자가 쉽게 실망하고 불필요한 추가 소비를 하지 않도록 실제로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요. 그러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상에서 GBH를 반가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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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맹나현은 GBH를 이렇게 표현했어요. “친숙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낯선 디테일,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룬게 GBH의 특징인 것 같아요.”라고요. GBH의 미니멀한 디자인이 인위성보다 자연스러움에 가깝다고 했죠. 이런 평을 받을 수 있는 GBH만의 낯선 감각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궁금했어요. 어떻게 일상 속에서 낯설고 특별한 지점을 발견할 수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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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H는 디자인을 할 때, 각 제품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까지 전부 없앤 뒤에 디자인을 생각한다고 해요. 단순히 최소의 디자인을 하는 미니멀리즘과는 달라요. 오히려 디자인을 많이 한다고 볼 수 있어요. 기본적인 형태에서 다시 장식을 배제한 디자인을 하려면 소재나 구조 같은 큰 부분부터 작은 무늬나 작은 로고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 생각하게 되니까요.
아무래도 장식적인 디자인은 특정 시대를 반영할 수밖에 없고, 너무 단순화된 제품은 아름답다고 여겨지기 어렵다고 여기기에 GBH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요. 오랜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손이 닿는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장식이 없는 디자인이 필요하고, 제품이 제품인 만큼 자주 찾게 되기 위해서는 제품의 쓰임이라는 본질에 가까워야 하니까요. 맹나현 큐레이터의 칭찬을 곰곰히 되짚어요. 장식이 없는 디자인과 본질에 가까운 쓰임에 집중하니, 이 두 가지를 합쳐 나가는 과정에서 친숙함과 낯선 느낌이 함께 오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 GBH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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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GBH를 알게 된 건 핸드워시였다고 말씀드렸죠. 핸드워시의 첫인상이 강렬해 핸드워시만 제작하는 브랜드인 줄 알았는데, 레인부츠나 데오스틱, 우산을 제작하기도 해요. 밖만 나가면 비가 오는 장마철이라 그런지, 우산 소개를 빠뜨릴 수 없어요. 특히 GBH의 우산은 다른 우산을 사용하며 불편했던 부분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거든요. 비가 그친 후의 우산은 손에 들고 다니기는 번거롭고, 가방에 보관하고 싶어도 젖은 상태이니 편하게 넣을 수가 없어요. 이런 점을 보완하고자 안감이 타월지로 된 우산 파우치를 개발했죠. 뿐만 아니라, 비바람에 강한 탄성 있는 FRP 소재의 살대를 사용했어요. 눈치채기 어려운 작은 변화로도 하루를 지내며 커다란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상을 채우는 물건을 만든다는 철학이 다시 되새겨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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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점심이 되면 사내 카페에 앉아 도시락을 열어요. 동료들도 저마다 어젯밤, 또는 오늘 아침 부지런히 싼 도시락을 열고요. 도시락을 자주 찾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도시락 가방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GBH의 도시락 가방은 손잡이가 있어 축 처지는 스타일을 갖고 있죠. 음식을 담기 편하면서도 도시락 가방 같아 보이지 않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는 의도가 충분히 느껴져요. 그 외에도 쉽게 구겨지지 않는 탄탄한 재질의 명절 선물용 돈봉투나 적은 필기구를 가지고 다니는 어른들을 위한 펜슬 파우치, 화려하거나 촌스럽지 않은 피크닉 매트처럼 생활에서 필요하지만 쉽게 찾기 어려운 물건을 세심하게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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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제품이 많지만, GBH를 처음 접하는 물결님께 소개하고 싶은 제품을 물었어요. 소개드렸던 제품 중 하나가 나올 거라고 예상했지만, 전혀 다른 물건을 추천받았어요. 바로 티슈케이스예요. 장식적인 부분 없이 소재와 구조, 제조 방식 등을 고민해 만들어졌다고요. 스테인리스 스틸을 이용해 종이 접기 방식처럼 접어서 만드는 디자인의 티슈케이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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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제품 중 왜 티슈케이스인가 하면, 답은 일상에 숨어있어요. 우리는 일상을 지내며 티슈를 가깝게 사용하지만, 사진을 찍을 때는 티슈를 프레임 바깥으로 치워버릴 때가 있죠. 우리의 일상이라면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한 GBH는 프레임 안으로 기꺼이 들어올 만한 티슈케이스를 만들었어요. 종이접기라는 방식도 스틸이라는 재료의 물성을 가장 잘 활용한 방식이죠. 소재와 디자인이 특별한 만큼 가격 역시 저렴하지는 않아요. 티슈케이스라는 일반적인 물건을 상상했다면 다소 비싼 제품처럼 여겨질 수 있어요. 그러나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GBH의 티슈케이스는 많은 분들의 선택을 받았어요. 그렇다는 뜻은 GBH와 같은 생각을 한 분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이고, GBH의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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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님은 한 제품을 얼마나 오래 쓰나요? 배터리가 닳거나 너무 오래 쓴 나머지 물건의 수명이 저절로 다해도, 큰 고민 없이 같은 제품을 재주문하는 물건이요.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제품을 눈여겨보는 저는 자랑할 만큼 꾸준히 쓰는 제품이 부재해요. 그래서인지 GBH의 자문이 반가웠어요. GBH는 항상 ‘이 제품은 50년 후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라고 자문한다고 해요. 시시각각 바뀌는 트렌드를 좇지 않고, 묵묵히 끈기 하나만으로 GBH를 만드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한 물건의 50년 후 가치까지 멀리 내다볼 수 있는지에 대한 동력과 자신감의 원천을 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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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다음 시즌에 어떤 것이 유행일지 맞추는 것보다 50년 전에도, 현재도, 50년 후에도 아름다운 것이 무엇일지 생각하는 것이 쉽다고 생각해요. 보편의 기능적인 아름다움에 우리의 디자인 철학을 정교하게 접목하는 것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시도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매번 새로운 유행과 트렌드가 나오겠지만, GBH 다운 제품은 언제나 필요할 것이고, 어울릴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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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꾸준히 생각하는 GBH는, 매일 사용하는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당연하게 취급하는 일을 그저 지나치지 않아요. 덧칠을 하듯 장식적인 것들로 공간을 채우지 않고,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더 나은 디자인과 더 나은 쓰임을 위해 만드는 것이 일상을 더욱 단단하게 채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늘 주변을 관찰해요. 시간이 흘러도 오래오래 사용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GBH의 소망이 저에게까지 다가와요. 타임리스한 디자인과 편의성, 내구성이 뒷받침되어, 다음 물건도 당연히 GBH 제품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스스로 발견하면 정말 신기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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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GBH'입니다. ⓒ주식회사 지비에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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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는 밀린 청소를 해야겠어요. 그동안의 청소와는 무언가 달라요. 쓰레기를 치우거나 먼지를 쓸고 설거지를 해치우는 게 지금까지의 청소였다면, 이번 청소는 제 내밀한 공간을 고요하게 둘러볼래요. 이 제품은 얼마나 쓸 수 있을지, 이 물건의 수명이 다한다면 다음에도 같은 물건을 사고 싶을 만큼 이 물건에 충분히 만족하는지 꼼꼼하게 따져볼 거예요. 50년 후의 제 미래는 꽤 오래 상상해 본 적 있지만, 50년 후에도 쓸 물건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본 적 없는 것 같아요.
Editor 요아 | 언젠가 통나무집에서 살 은근한 계획을 품고 있어요. 장작 타는 냄새를 좋아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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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님이 보내주신 답장이에요 ✉️
여름방학호 <에디터의 여름방학>편의 질문은 '요즘 꽂힌 콘텐츠'였습니다. 아직 레터를 못 읽었다면 여기에서 볼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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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재밌게 봤어요. 마담 프루이트의 비밀 정원! 우연히 보게 됐는데, '더뉴그레이' 라는 브랜드를 소개해 보는 건 어떨까요? 돌멩이레터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from. 윤멩이 물결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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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 노래는 10cm의 Rebirth예요.
가장 귀에 감기는 음악을 찾을 때 이 노래를 듣거든요.
물결님의 곁에는 어떤 물건이 자리잡고 있나요?
변치 않고 재구매하는 물건, 어떤 물건보다도 더욱 오래 쓰는 물건이 궁금해요.
*답장을 남겨 주시면 다음 호 하단에 물결님의 이야기를 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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