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님,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려요. 돌멩이레터의 디자이너 미솜입니다. 갑자기 불쑥 찾아와서
안녕하세요, 물결님 🪨
처음 인사드려요. 돌멩이레터 디자이너 미솜입니다. 갑자기 불쑥 찾아와서 놀라셨다고요? 물결님께 꼭 소개하고 싶은 브랜드가 있어 서프라이즈로 준비해봤어요. 오늘 소개할 브랜드는 평소 제가 아끼는 단단하고 아름다운 브랜드 '일상직물'이에요.
어느덧 선풍기 바람이 필요할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되었는데요. 따뜻했던 솜이불을 걷어내고 시원한 이불로 바꿔야 할 때가 왔어요. 물결님, 새이불에 맨살을 비비며 잠에 드는 것만큼 좋은 게 있을까요? 저는 매년 여름이 되면 까끌까끌한 인견 차렵이불이 생각나요. 하루 일과를 끝내고 샤워하고 나오면 제가 좋아하는 까끌까끌하고 시원한 이불이 반듯하게 깔려 있었거든요. 그대로 이불 위에 누워 선풍기 미풍을 맞으면 어느새 스르륵 잠자리에 들죠. 이런 추억 때문일까요? 장롱에 정갈하게 정리된 이불들, 어렸을 적 욕조 안 이불을 발로 푹푹 밟던 기억, 처음 독립하던 날 잠자리가 편해야 한다며 멀리서 어머니께서 챙겨 오신 솜이 빵빵한 고급 이불. 그 외에도 현관문을 열면 풍기던 포근하고 깨끗한 삶은 행주 냄새와 학창 시절 교복 와이셔츠 단추를 기워주던 손바느질 등. 이불, 바느질, 행주··· 이런 것들을 보면 뭔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져요. 여기 '일상직물'도 그런 포근한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브랜드랍니다.
- 미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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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직물
일상을 채우는 진심
누구보다도 직물을 사랑했던 한지희 대표는 어느 작은 공방에서 트위터로 소통하며 직접 제품을 개발하고 제작했어요. 그리곤 다음 해에 반짝거리는 쇼윈도가 아닌 2018년 서울 디자인 페어의 독립 부스에서 '일상직물' 브랜드를 처음 선보였어요. 제품에만 국한하여 소통하고 싶지 않았던 한지희 대표는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 제품에 대한 이야기, 향후 일상직물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축하 속에서 성공적으로 전시회를 마쳤어요. 고객들의 뜨거운 응원에 힘입어 이후 2019년 서울 디자인 페어에서는 침구 원단을 파자마, 셔츠, 원피스 등 의상으로 전환해 소개했어요. 마치 침대에 누워있는 듯한 편안함을 그대로 의류로 가져온 덕에 침대 밖에서도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죠.
일상직물은 고객의 잠과 휴식, 식사와 스타일을 비롯한 일상을 아름답게 채우려 노력해요. 한국의 미감과 직물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간결하면서도 독창적인 질감의 직물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요. 원단을 직접 개발하는 랩(LAB)이 존재할 정도로 원단에 누구보다 진심이며 이러한 마음은 고객에게도 온전히 닿고 있어요. 일상직물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진심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 일상직물 자체 패브릭
일상직물은 오리지널 원단을 직접 개발해요. 독창적인 색과 질감을 만들어 내기 위해 다양한 직조 실험을 수행하는 랩(LAB)이 존재해요.
- 직물 고유의 질감과 색
일상직물은 색과 촉감이 주는 즐거움을 추구하며, 직물 고유의 색을 소중히 여겨요.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주는 색을 찾아 구현해요.
- 한국의 미감
일상직물은 한국 고유의 미감에 주목하고 영감을 얻어요. 지역의 요소를 찾아 가장 현대적이면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실내 공간 어디에 두어도 눈과 생각을 방해하지 않는 단정한 실루엣을 선보이고 있어요.
- 수공예적 방식
일상직물의 제품은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서울의 봉제 기술자분들에 의해 만들어지는데요. '기술 장인은 곧 예술가'라는 생각으로 그들의 손에서 만듦새를 완성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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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닮은 원단
의류직물학과 동양복식사를 전공한 한지희 대표는 오래전부터 한국 고유의 색채와 패턴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어요. 뛰어난 현대 디자인 감각에 민속 유산의 고유한 색채와 패턴을 접합시켜 고전적이면서도 유니크한 원단을 만들어냈는데요. 이런 아름다운 원단 개발에는 숨겨진 노력이 있습니다. 일상직물은 꾸준히 직조 실험을 해오고 있어요. 지금까지 선보인 원단 종류가 무려 43가지에 이를 정도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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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직물
“ 깊이 있고 선명한 색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수없이 직조 실험을 해요.
그렇게 만들어낸 색감의 패브릭에 잔잔한 무늬들을 입히죠. 할머니의 저고리 속 무늬들처럼요.
가까이 들여다봐야 아른아른 거리는 자잘한 무늬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엘르, 20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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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직물
푸른색과 레몬색이 은은하게 감도는 민트색 리넨 직물 'Waterlily'는 부연 연못물에 수련이 각각 피어있는 정경을 상상하며 표현했어요. 'Teal Green'은 쇠오리 눈 주위의 깃털의 색을 표현했고요. 연한 모래색을 담은 'Extrasoft Comforter'와 그 외에도 강릉의 바다. 퍼지는 꽃가루. 흐린 밤하늘 속 별들··· 각 원단의 영감을 어디서 받았는지.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원단에서 한 폭의 동양화가 그려지는 상상을 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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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직물
'이불도 방에 놓는 하나의 캔버스'라는 생각으로 만든 이 제품들을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일상직물에 닿아본 고객들은 이렇게 말해요. '피부가 민감한데, 돌돌 말아감고 잘 정도로 포근하다.', '퇴근 후 돌아와 방문을 열었을 때, 잘 정돈된 베딩을 보면 피로가 다 풀린다.', '잠옷 박음질이 촘촘하고 정성스러우며 소재도 탄탄한 동시에 부드러워서 맨살에 답답하거나 걸리는 느낌 없이 편하다.'
일상직물의 디테일한 고객 후기를 보면 '그 브랜드에 그 고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후기에서도 고객 각자의 이야기가 느껴지거든요. 좋은 브랜드와 좋은 고객은 같은 무게의 진심이어서 한 마음처럼 통하는 느낌이랄까요. 좋은 고객을 만났을 때, 브랜드도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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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며드는 수공예
제조업의 전통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일상직물은 예술품 못지않은 수공예 제작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데요. 이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산품과 다른 정성스러운 만듦새를 소비자가 온전히 경험하길 바라기 위함이에요. 한 땀 한 땀 마음을 다해 만들어낸 제품은 그렇지 않은 것과는 크나큰 차이가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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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직물
1. 천연소재로 만든 목베개 사실 일상직물은 침구보다 목베개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어요. 리넨, 폴리, 레이온 합성 등 다양한 소재와 26가지 컬러로 제작된 목베개는 개인의 취향과 공간에 맞게 선택이 가능하며 속 재료로 메밀과 편백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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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
강원도 봉평의 품질 좋은 메밀을 수급, 살균 처리하여 만들었어요. 습한 곳에서 사용된 경우에는 속통 지퍼를 열어 햇빛에 말려 다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해요. 대체로 3~5년 사용 후 새로운 메밀로 교체하는 것이 좋아요.
편백 전라남도 장성과 장흥에서 공급받은 편백나무 조각은 싱그러운 향을 느낄 수 있어요. 편백의 향이 옅어졌다면 속통 지퍼를 열고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면 수분이 증발하면서 편백의 향이 다시 올라와요. 제조 과정에서 나무가 날카롭게 깎여 있거나 흠집이 난 것들을 골라내고 모서리에 라운딩 처리를 하여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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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직물
목베개의 반듯한 옆모습과 편안한 오픈, 굴곡 없는 표면을 위해 지퍼와 시접 처리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새틴 직조의 넓은 테이프로 마감된 지퍼를 사용하여 안을 들춰보아도 야무지고 아름다워요. 이렇듯 일상직물은 겉으로는 전혀 드러나지 않아도 꾸준한 변화로 일상직물만의 아카이브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2. 계속 닿고 싶은 파자마 물결님도 일상직물 파자마를 입으면 평온하고 느긋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몸 어디에 닿아도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데다가 실루엣, 옷깃, 단추 등 파자마를 구성하는 요소를 하나도 놓치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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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직물
이중 거즈면 소재로 제작된 질감의 더블코튼 파자마는요. 약국에서 파는 붕대의 원료이기도 한 '거즈'를 면섬유로 짠 뒤 두 겹으로 연결하여 파자마·침구용 원단으로 개발하여 만든 파자마예요. 워싱과 에어 브러싱을 거쳐 거즈면 소재가 놀랍도록 부드럽고요. 세탁 후에도 질감에 변형 없도록 촘촘히 직조되었어요. 두 겹으로 만들었지만, 중량이 느껴지지 않는 가벼움으로 한 번 입고 잠이 들면 무거운 마음도 싹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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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직물
3.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로브 싱그러운 녹색의 작은 체크가 옷감 전체를 감싸고 있는 마이리틀그린체크 로브는 라운지웨어뿐 아니라 아우터로도 손색이 없어요. 부드럽게 젖혀지는 우아한 숄 카라와 낙낙하고 여유 있는 실루엣으로 멋과 편안함 모두 놓치지 않았고요. 디테일에 신경 쓴 흔적이 여실히 보이는 그린체크 로브는 벨트 고리에 넣어 사용하는 허리끈을 분리할 수 있어서 끈을 오픈하거나 묶어 입을 수도 있어요. 또 얇은 면섬유와 텐셀섬유 두 겹을 완전히 접착시키지 않고 일정한 간격을 두어 성글게 직조했기 때문에 통풍에 뛰어나요. 녹색 로브를 보고 있으면 마치 초록이 가득한 공원에 온 듯해 기분 좋은 풀 내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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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직물
일상을 지키려는 노력
2021년, 일상직물은 환경에 대해 캡슐 컬렉션 'Rethink Fabric' 이란 작지만 깊은 대안을 발표했어요. 어떤 아름다운 직물 제품을 보여드릴지 고민 중이던 일상직물은 어떤 계기를 통해 기존의 비전, 컨셉 모든 것을 다시 고민하게 돼요. 바로 섬유 산업 대표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제품으로 만들어지지 못하고 원자재로 남아버린 고품질 원단들'에 대해 알게 된 것인데요. 일상직물과 오랜 시간 거래해온 국내·외 공장만 하더라도 무수히 많은 직물 재고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럼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직물 공장에서 출시되지 못하고 잠자고 있는 재고는 얼마나 될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든 일상직물은 남겨진 소재에 애정을 가지고 다시 주목하기로 했어요.
재고를 재고하다 일상직물은 우선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남성용 셔츠 직물에 주목했어요. 이 소재는 훌륭한 섬유 스펙과 뛰어난 내구성을 가진 고품질의 원단들이었고, 여기에 일상직물의 디자인을 담아 다채로운 제품들로 선보이기로 했어요.
미처 매력을 보이지 못하고 창고에 갇히게 된 패브릭이 마치 우리 중 누군가의 모습과도 닮았다고 생각되었는지, 잊힌 가치를 꺼내주고 싶었다고 해요. 이 발상을 시작으로 이불에 조각을 덧대는 방식을 시도해보기로 했고, 다 같은 패턴의 대량생산 디자인이 아닌 만드는 이 한 명 한 명의 정성을 조각으로 담은 '세상에서 가장 개인적인 침구'를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었어요.
일상직물은 이불 한 채 만드는 데 얼마큼의 비용과 수고스러움이 들지는 계산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 생각에서 벗어나기로 하니,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몸속에 느껴질 정도로 후련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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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직물
이런 배경으로 제작된 리띵크 패브릭 차렵이불은 회사원을 위한 고품질 셔츠 원단으로 만들어졌어요. 앞뒷면 각기 다른 셔츠 원단을 사용하여서 앞면(면·폴리)은 고슬고슬한 촉감과 통기성으로 땀이 차지 않아 쾌적한 보온성을 주고요. 뒷면(모달·폴리)은 실크 같은 매끄러운 감촉으로 최상의 부드러움을 선사해요. 간절기와 동절기에 따라 접촉면을 달리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고, 최고급 원사로 구김도 잘 가지 않아요. 비즈니스 수트와 어울리는 고품질 셔츠가 돼야 했을 원단이 이불로 변신하다니. 정말 유쾌하지 않나요?
일상직물은 새로운 원단 생산이 아닌 고품질 재고에 주목한 'Rethink Fabric' 컬렉션을 올해도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어요. 앞으로 일상직물이 어떤 문제점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는 아무도 몰라요. 다만 일상직물은 지구에 긍정적인 선순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문제점을 고민할 거예요.
"앞으로 일상직물이 우리의 일상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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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목요일,
돌멩이레터 17호가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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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omment ✏️
물결님, 오늘 레터 어떠셨나요? 저의 레터가 물결님의 일상에 닿는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어떻게 더 잘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맛집과 책, 그림들. 그런 것들을 소개하기 전에 벌써 호흡이 빨라지고 심장이 뛰는 기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기분! 그런 감정을 담아 글을 써 내려갔어요.
어느새 불쑥 찾아온 여름처럼 오늘 저도 물결님께 불쑥 찾아왔는데요. 저의 돌멩이가 무사히 잘 던져졌기를, 물결님께 좋은 파장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저의 리틀 포레스트에 처음으로 물결님을 초대해봤어요. 문득 물결님의 리틀 포레스트도 궁금해지네요. 혹시 있다면 브랜드 제보하기로 알려주셔요. 고운 종이로 접어 제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할게요!
🪨 오늘 돌멩이를 던진 이는 디자이너 미솜입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유의미한 것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고즈넉한 아침 분위기 그리고 무작정 걷는 것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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