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지금 물결님이 있는 곳에는 소화기가 어디에 비치되어 있나요?
안녕하세요, 물결님 🪨
혹시 지금 물결님이 있는 곳에는 소화기가 어디에 비치되어 있나요? 몇 개가 있고 사용법은 어떻게 되나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답변이 잘 떠오르지 않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쉽게도 이런 질문을 떠올릴 때면 '소화기.. 어디에 있긴 있던데..'라는 어렴풋한 답변만 떠오르곤 하죠. 하지만 지금처럼 화재란 건 정말 예상하지 못한 때에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와요. 이렇게 어딘가엔 당연히 있을 거라 여기는 생각이 때때로 그 존재의 소중함으로부터 우리를 더욱 무뎌지게 만들고는 합니다.
오늘은 바로 그 지점에서 고민을 거듭한 브랜드, '세이프라이프(SAFE LIFE)'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세이프라이프는 소화기가 우리의 일상에 더 가까이 자리하게 만들고자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는 안전용품 브랜드죠. 'Safe and sound', 무사히 혹은 아무 탈 없이 라는 뜻을 가진 표현이에요. 물결님의 오늘이 Safe and sound 하기를 바라며 15번째 돌멩이를 힘차게 던져드릴게요!
- 모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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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 라이프의 시작
'당연한 것은 없다는 마음으로'
여기 20대 후반부터 약 10여 년간 중국에서 무역사업을 하던 한 사람이 있어요. 그 역시도 소화기에 대해서 별다른 관심이나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죠. 하지만 오랜 시간 소방용품 사업을 이끌어온 아버지의 대를 이어 소화기 관련 부품을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 있는 대부분의 소화기 회사에 다양한 부품을 공급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가 10년 동안 소화기 시장을 겪어오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소화기 시장 자체가 매우 '고여있다'라는 점이에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소화기 분야의 제조 환경과 제품의 질이 크게 변함이 없다는 의미죠. 그동안 소화기는 기호에 따라 구매하는 제품이 아니라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비치해야 하는 물품이었잖아요. 그렇다 보니 수요는 늘 당연하게 있던 거예요. 그래서 시장에서는 굳이 제품을 개선하거나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고 여겼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렇게 여겨지는 것일 뿐, 절대 당연한 것은 아닌데 말이에요.
또 이렇게 한정된 시장에서 몇 개의 비슷한 제품들끼리 경쟁을 하다 보니 시장의 경쟁 요소는 제품력이 아닌 가격이 되어버려요. 가격을 더 낮추는 것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력을 기르는 일에는 초점 자체를 두지 않게 된 거죠. 수십 년 동안 우리가 사는 공간과 세상은 정말 많이 변화해왔는데 소화기 시장은 여전히 60년대 분말 소화기 시장의 환경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 의아했던 그는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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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야 할 것을 있어야 할 곳에
그는 소화기를 바라보는 시선을 기존 시장의 '공급자'가 아닌 소화기를 사용하는 '소비자'에 두고 고민을 시작해요. 소화기를 법적으로 의무 비치하도록 한 것은 소화기가 있어야 할 곳이 분명하게 있고 또 있어야 하는 이유 또한 분명하기 때문이에요. '소화기가 소방차 한 대다'라고 말할 만큼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데 있어 최소한의 요건이자 최대한의 효용을 지닌 제품인 거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미 대부분 건물에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으니 직접 구매할 상황이 많지 않아요. 또 새빨간 색상의 외관이 공간의 디자인을 해친다고 생각되어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 감춰 두게 되기도 하고요. 화재 초기에 소화기 하나만 잘 사용하면 웬만한 대형 화재는 막을 수 있다는데 자꾸만 뒤로 숨겨두고 있는 거예요. 정작 불이 나면 어디 있는지 찾아 나서야 한다니,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막상 사용한다고 상상해보면 과거 소방 교육에서 배운 소화기 사용법도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고요.
이렇게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고려되지 않은 획일화된 디자인과 어려운 사용법이 소화기가 외면받는 이유라고 판단한 그는 온전히 소화기의 제품력에만 집중해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일상 속에서 소화기가 있어야 할 그 자리가 잘 지켜지고 그 자리가 우리와 더 가까워질수록 더욱 안전한 세상이 될 테니까요. 그 마음으로 시작된 브랜드가 바로 김진영 대표의 안전용품 브랜드 '세이프라이프'입니다.
" 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서 우리 아이들은 지금보다 좀 더 안전한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 세이프라이프가 해야 될 핵심 목표이자 사회적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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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더 가까이
세이프라이프는 가장 먼저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소화기를 더 이상 감춰두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소화기를 둬야하는 것에서 나아가 '두고 싶은 것'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믿었죠. 그래서 안전이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몇 가지 방법을 마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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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용의 장벽을 낮추는 기술부터
물결님 그거 알고 계세요? 특수한 경우도 있지만, 소화기는 원래 노즐을 좌우로 강하게 흔들어서 화재가 난 부분을 전부 덮어야만 실질적인 진압이 가능해요. 결국에 사용자가 소화기를 직접 컨트롤을 해야 하는 건데요. 물결님이 지금 있는 곳에 불이 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당황스럽고 두려운 상황에서 과거 배웠던 소화기 사용법을 떠올리는 것도,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을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누구나 쉽게 사용하도록 하려면 본질적으로 사용법 자체를 단순하고 효과적으로 만들어야 해요.
그래서 세이프라이프는 노즐을 좌우로 흔들지 않아도 애초에 넓게 분말이 분사될 수 있도록 하는 'Z 노즐'을 개발해요. 시장 내의 기존 소화기보다 분사 범위가 8배나 넓어서 한 번에 넓은 면적의 산소를 차단시킬 수 있어요. 분사력 또한 7배 이상 강화시켰고요. 소화기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이 화재를 진압할 수 있어요.
A : 종이나 목재 등에서 비롯된 보통 화재
B : 유류, 즉 기름에 의해서 발생된 화재
C : 전기류로 인한 화재
또 세이프라이프는 A급 B급 C급 화재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ABC 소화기'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화재 상황에 고루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강력하고 대중적이라는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죠. 가정, 캠핑, 차량 등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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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디자인에 더해지는 취향
물결님 혹시 공간을 꾸미는 것에 관심 있으신가요? 저는 제가 생활하는 공간이 저를 대변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좋아하는 색이나 패턴, 소품을 많이 활용하는 편인데요. 소화기도 제 취향을 드러내는 소품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걸 세이프라이프를 통해 처음 생각해 보게 됐어요.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의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고 각자의 취향을 담아낼 수 있도록 다양한 디자인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죠.
가장 큰 디자인 요소는 바로 소화기의 다양한 컬러예요. 기존의 빨간 외관은 위기 상황에 눈에 잘 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석으로 자리가 밀려난 이상 그 의미가 흐릿해지고 있어요. 소화기 외관에 흰색, 검은색, 노란색, 빨간색, 회색 그리고 카키색 등의 다양한 컬러를 활용해 소화기를 인테리어 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했죠. 또 매트하거나 광이 나는 등 외관 질감에도 차이가 있어서 물결님이 원하는 대로 스티커 등을 활용해 꾸밀 수 있어요. 2018년부터는 라이프스타일 제품 디자인 브랜드 WATER TANK BASEMENT와 협업도 진행했을 만큼 디자인은 세이프라이프에게 매우 중요한 아이덴티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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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취향을 담을 수 있다는 건 그 제품에 애정을 가지게 하는 연결고리를 지녔다는 걸 의미해요. 그렇게 애정이 더해지다 보면 우리는 이것을 하나의 관계로 여기게 되죠. 세이프라이프는 의무의 영역에서만 논의되던 소화기 자체를 기호의 영역으로 옮겨와 보다 활발하게 다뤄지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먼저 소화기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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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디로든 함께 떠날 수 있게
물결님, 화재는 정말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어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다양한 환경에 대비하고 미리 이미지 트레이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최근엔 캠핑을 떠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캠핑 용품 중 하나로 소화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어요. 또 기존 7인승 이상 차량에만 의무화되어있던 차량 내 소화기 비치 법률안이 올해 5인승 이상 차량까지 확대되면서 소화기의 필요성을 사람들이 조금 더 가깝게 체감할 수 있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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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라이프에게 이런 상황은 말 그대로 '기회'였어요. 소화기를 가지고 언제 어디로든 함께 떠날 수 있다면 지킬 수 있는 일상의 영역도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물결님과 어디로든 함께 갈 수 있도록 차량 전용 소화기 라인을 출시하고 적극적으로 차량 내에 설치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어요. 설치하는 데도 약 10초밖에 걸리지 않아요. 클립을 활용해 좌석 아래 매트에 소화기를 고정시킬 수 있도록 해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간소화된 방법을 개발했거든요.
일상을 해치거나 불편함을 더하는 일 없이도 안전을 지켜내는 일, 누군가는 계속해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그리고 그 거듭된 고민과 대화 속에서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킬 유의미한 아이디어와 동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세이프라이프가 바로 그 일에 앞장서서 도전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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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을 지키는 일
2017년, 소화기가 법적 폐기물로 지정되면서 매해 수백만 대의 소화기가 폐기되어 땅에 매립되고 있는데요. 세이프라이프는 버려져 땅에 매립된 소화기를 모아 소화약제를 다시 추출해 재가공하고 효능을 철저하게 검사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제조 방식을 활용하고 있어요. 이 기술은 환경부에서도 인증한 친환경 소화약제 재가공 기술이기도 하죠. 생산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매번 새 소화약제를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 비용도 절약되고 과정도 간편해요. 하지만 세이프라이프는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땅을 지키는 것이 결국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고 믿어요. 그래서 번거로워도 환경과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을 꾸준히 찾고 따라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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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지키는 방향을 향해 물결님, 물론 소화기를 구비하고 가까이 둔다는 것만으로 미래를 지킨다고 말하는 것이 다소 장황하게 들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나로부터 시작해 우리가 되는 순간, 그 힘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져나가요. 그래서 세이프라이프는 안전을 나누는 문화를 만들고자 해요. 소화기를 내가 사서 그치는 것에서 나아가 소중한 이들에게 선물하고, 적극적으로 소방 안전에 대해 대화하는 문화 말이에요. 안전에 대한 논의가 일상이 되어야 정말 위급한 순간에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이죠.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세이프라이프가 소화기를 만드는 마음은 소중한 사람의 안전을 바라는 마음이에요.
물결님 혹시 어떤 일에 있어서 '나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 하는 마음, 가져본 적 있으세요? 안전과 관련된 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소화기가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부터 멀어진 그 거리만큼 안전에 대한 우리의 의식도 멀어진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거든요. 소화기가 본래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킴으로써 그 공간이 유지되고, 우리의 일상과 미래가 지켜진다는 걸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요.
"지금 이 순간, 물결님이 지키고 싶은 자리는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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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목요일,
돌멩이레터 16호가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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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omment ✏️
물결님,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입니다. 무사히 한주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유독 ‘자리를 지킨다는 것'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 듯해요. 자리를 지킨다, 이 말이 무작정 지금 있는 자리를 참고 견뎌내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그전에 우리가 바른 곳에 있는가 하는 질문을 먼저 해봐야겠죠. 바라던 그곳, 혹은 그 가까이에 있는 게 맞는지 말이에요.
무언가를 견뎌야 하는 수행의 자리이든, 그저 자연스레 다가오는 일상적 자리이든 내가 있어야 할 곳 위에 있다는 그 믿음은 내가 선 자리에서 무엇이든 지속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줘요. 하지만 물결님,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국 앞으로 걸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마치 소화기가 늘 그 자리를 지키다 불이 난 순간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우리는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나아갈 힘을 기르고 있거나, 잠시 숨을 고르고 있거나 몸을 풀고 있는 중이란 걸 오늘 스스로에게 알려주시길 바라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물결님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이 자리를 다시금 지켜내 볼게요. 아 참, 너무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에도 좋지 않대요. 일어나야 할 순간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 틈틈이 스트레칭도 하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해보자고요! 일어나게 되면 어느 방향으로 걷고 싶은지도 생각해보고 제게 들려주세요. 언제든 기다리고 있을게요.
🪨 오늘 돌멩이를 던진 이는 에디터 모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건강한 마음에 새기는 좋은 이야기로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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