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생활자를 위한 차, '캄오'의 대표님인 락사장님을 만났어요. 캄오는 블렌딩 티를 전문으로 선보이는 티 돌멩이레터 87호 | 캄오
도시 생활자를 위한 차, '캄오'의 대표님인 락사장님을 만났어요. 캄오는 블렌딩 티를 전문으로 선보이는 티 브랜드입니다. 단맛과 쓴맛, 신맛과 감칠맛, 바디감을 신경 쓰며 조합한 블렌딩 티를 만들고 세상에 내보이죠. 루이보스 티만 해도 단순히 루이보스 하나로 마침표를 찍지 않아요. 허니부쉬와 구기자, 아몬드와 라벤더를 넣어 풍미를 더하거든요. 저는 '마이세이프티테이블'이나 '클린어브레인'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티를 마시면서, 집 안에서도 편하게 카페에 온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요. 티를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캄오의 락사장님은 언제부터 티백을 만들기 시작했는지, 왜 커피 원두가 아닌 티백을 골랐는지가 궁금해졌어요. 사장님의 진솔하면서도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간 궁금했던 여러 질문을 건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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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사장이라고 불리는 최명락 대표님은 20대 시절 패션을 공부했다고 해요. 그때 당시, 단순한 색상의 조화로 이루어진 카모플라주 패턴에 푹 빠져있던 기억이 영향을 미친 덕분에 훗날 티브랜드를 만들 때 한글의 연음 법칙을 따라 브랜드 이름을 캄오로 정했고요. 캄오의 차 종류는 히비스커스 블렌딩, 히비스커스 디카페인 블렌딩, 레몬그라스 블렌딩, 루이보스 블렌딩, 캐모마일 블렌딩으로 총 다섯 가지가 있어요. 종류는 적은 편이지만, 리필 팩은 언제나 품절에 가까울 만큼 인기가 많아요. 저는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가 티를 음미하는 고객들과의 활발한 소통이라고 생각했어요. 민트 티를 어떻게 만들지 고심하거나, 말차의 매력을 묻거나, 티에서 생강 맛이 짙게 난다면 그 원료를 과감히 빼고 다른 허브로 대체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단순히 티백을 구매하는 일에서 그치는 게 아닌 함께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선사해요.
캄오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조합'이에요. 사장님은 캄오 티를 음료수 '솔의눈'에 타거나, 민트초코에 넣거나, 아메리카노와 섞어요. 그리고 그 조합을 비밀에 두지 않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방팔방에 알려요. 저 또한 알고리즘을 타고 그 영상으로 처음 캄오 티를 알게 되었을 만큼 신기한 티 조합은 우리의 시선을 이끌어요. 실제로 캐모마일과 화요를 섞은 영상은 230만, 핫초코에 루이보스를 넣은 영상은 151만, 캐모마일과 모구모구를 섞은 영상은 164만 명이 봤다고 해요. 캄오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공고하게 다지는 락사장님과의 대화를 오늘 물결님께 전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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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오는 저의 삶이 맞닿아있는 브랜드입니다. 카페를 열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차를 가까이할 기회가 많아졌어요. 어느 날은 매장에서 판매할 허브차의 제품을 찾던 와중에 차의 원료를 조화롭게 섞어서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블렌딩 티'라는 개념을 알게 됐어요. 재료를 조합하여 전혀 다른 새로운 맛과 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매력에 푹 빠져서 블렌딩 티를 공부했던 게 캄오의 시작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로 매장 일을 병행하며 틈틈이 차를 공부했고, 직접 만든 블렌딩티를 단골분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했어요. 꽤 좋은 피드백이 쌓이자 매장에서 그렇게 만든 블렌딩티를 직접 판매도 해보며 자신감을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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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는 다르지만, 20대 때 패션 공부를 했어요. 그때 '카모플라주' 패턴에 열광했었고요. 그리고 30대에 들어서면서 차의 세계에 깊게 빠지며 제품 패키지에 카모플라주 패턴을 입혔습니다. 캄오는 카모플라주에서 ‘카모’의 연음법칙을 따라 만들어진 표현이에요. 나름 한국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차와 패턴의 조화는, 어쩌면 제가 20대와 30대 때 푹 빠진 문화에 대한 조화이기도 해요.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는 조화를 통해 신선한 방식으로 브랜드를 전개하고 싶고요. 동시에 앞으로는 차를 중심으로 캄오와 결이 비슷한 다채로운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분야를 넘나드는 신선한 조화를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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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왜 우리나라 카페들은 전부 외국 차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드셨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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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주변을 둘러보니 커피는 점점 국내에서도 세련된 브랜드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유독 차 분야 쪽은 정체되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제 색깔을 담은 '한국 로컬 차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고요. 실제로 차를 배우고 브랜드를 만들기까지는 티 블렌딩을 공부한 시점으로부터 1년도 걸리지 않았어요. 물론 실제로 캄오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요.
캄오를 구성하는 제품군을 만들기 전,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소비자분들이 선호하는 허브차에 대한 공통 수요를 알아내는 것이었어요.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니, 별도로 '월별 차 메뉴판'을 두었죠. 매달 10가지부터 12가지까지 차를 바꾸어가면서 판매율이 높거나 평점이 좋은 차를 꾸준히 기록해 두고 여러 조합을 만들면서 캄오만의 블렌딩 티를 만들려는 시도를 이어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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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캄오의 티는 다른 티와 무엇이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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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오 티의 핵심은 밸런스예요. 궁극적으로 저는 캄오의 모든 제품을 질리지 않고 오랜 기간 사랑받을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고 싶어요. 지나치게 달거나 특정 재료의 맛이 도드라지는 것처럼 한쪽으로 쏠린 제품보다는, 재료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에 두고 맛의 탄탄한 균형감을 중점적으로 레시피를 만들었어요. 티백을 두 번 세 번 우려도 맛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원료의 배합을 조절했고요. 그러다 보니 그간 제가 올렸던 레시피 영상처럼 다른 음료와 조합했을 때도 본연의 향과 맛을 잃지 않고 잘 어우러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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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캄오의 레몬그라스 블렌딩 허브티 '클린어브레인'도 피드백을 받아 생강을 제외했다고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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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캄오를 변치 않고 오랜 기간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작용해서 피드백을 자주 받습니다.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브랜드적으로 새로운 행보를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수렴해서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리뉴얼하는 작업으로 브랜드가 더욱 멀리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비를 하는 작업이죠.
브랜드를 운영하던 초기에는 티 설문 조사지를 작성해서 매장에 방문하시는 분들 중 차를 구매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어요. 설문하신 분들께는 티백을 하나씩 전달해 드렸고요. 100분 정도의 손님들에게 설문조사를 부탁드렸는데 캄오 티백인 '클린어브레인'의 경우, "생강 맛이 많이 도드라진다."거나 "생강차 같다." 같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오전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블렌디드 허브차를 만들고 싶었는데, 왠지 생강의 향과 맛 때문에 조금 자극적인 제품으로 다가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그리고 최근에 티백을 다시 만들면서 레시피를 전면 수정했습니다. 공통된 피드백으로 꼽혔던 생강을 과감하게 제외하고 대신 몇몇 허브를 그 자리에 채우면서 제가 정말 바라는 블렌디드 허브차로 티백을 리뉴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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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술과 티를 섞거나, 커피와 티를 섞는 것처럼 짧은 영상으로 색다른 티 조합을 만드는 영상을 봤어요. 이런 신기한 조합은 어떻게 구상하신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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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롭게 브랜드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지만 이렇다 할 이슈나 매출이 일어나지 않아 제품과 브랜드를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꽤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아는 지인이 선물해 준 술이 있는데, 그냥 먹으니 맛이 없어서 캄오 캐모마일 티백인 '아임프리오브스트레스'를 우려서 마시니 꽤 마실만하다고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순간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한 뒤에 편의점에서 잔뜩 술을 사 왔어요. 맥주부터 소주, 증류주, 위스키까지 손에 잡히는 대로 티백을 우렸죠. 하나하나 맛을 보는데 저를 옭아매던 차에 대한 고정관념도 덩달아 하나씩 깨지기 시작했어요.
그날 이후로 차를 그저 차로 대하기보다 음료로도 접근해 보자고 마음먹었어요. 기존 업계의 이미지처럼 진중하고 다소 무거운 이미지보다는, 캐주얼해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캄오를 풀어내 보자고요. 범위를 넓히고 나니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한참 레시피를 만들 때는 편의점에 가기만 하면 음료 진열대에 있는 모든 음료가 캄오 레시피의 조합으로 보일 정도였어요. 지금은 숏폼으로 티를 신선하게 조합한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는데, 캄오 티로 이렇게 만들어 마시면 무조건 맛이 보장되어있다는 제품에 대한 애정과 자신이 있어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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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단단한 브랜드를 발굴해 물결을 일으키는 돌멩이레터를 구독하시는 물결님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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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브랜드가 오랫동안 사랑받기 위해서는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락사장이 원료 선별부터 각각의 재료를 조합해 섬세하게 표현한 각 제품의 맛이야말로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매력 포인트예요. 캄오는 독특한 티 베리에이션 레시피나 눈에 띄는 패키지처럼 자랑하고 싶은 요소가 많지만 결국 본질은 제품에 있어요. 차는 음료고, 음료의 본질은 맛이니까요. 동시에 단단해진 기본기를 토대로 캄오만의 세계관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허브차를 시작으로 조만간 선보일 말차와 내후년을 목표로 하는 홍차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캄오만의 행보로 우리나라 차 문화에 새로운 흐름을 가져다주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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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캄오'입니다. ⓒCAL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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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님, 혹시 눈치채셨나요? 저는 오늘 자 레터로 처음 인사드리는 에디터 요아예요. 매번 물결님으로만 바라보던 돌멩이레터를 직접 처음 쓰는 건 굉장히 설레는 일이었어요. 물론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처음 고른 브랜드로 캄오를 선택한 건 잘한 일인 것 같아요.
활발히 소통하고 새로운 레시피로 쉽지만 흔하지 않은 무언가를 만드는 캄오를 보며 제가 돌멩이레터로 소개하고 싶은 브랜드의 방향도 어떻게 가면 좋을지 어렴풋하게 정해졌어요. 혼자만 달려 나가지 않고 옆을 찬찬히 둘러보는 마음을 안고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챙기는 다정함과 섬세함을 지닌 브랜드를 앞으로도 꾸준히 찾아보고 싶어졌고요. 첫 시작은 캄오였답니다. 곁에서 열심히 일하는 에디터분들의 책상에 캄오 티를 슬며시 하나 두었어요. 어떤 맛이라고 답하실까요? 언제나 피드백을 궁금해하는 락사장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은 날이에요.
Editor 요아 | 언젠가 통나무집에서 살 은근한 계획을 품고 있어요. 장작 타는 냄새를 좋아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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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 노래는 Eli Starr Trio - Autumn in New York 예요. 제가 집에서 캄오 티를 마실 때 자주 듣는 재즈랍니다.
물결님만의 티와 음료 조합 레시피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헛개수와 민트티를 합치면 어떨까 싶어요!
*답장을 남겨 주시면 다음 호 하단에 물결님의 이야기를 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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