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말로 시작하는 레터를 보내요. 잘 지내셨나요? 괜히 반가운 기분 물결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말로 시작하는 레터를 보내요. 잘 지내셨나요? 괜히 반가운 기분이에요. 에피소드(episode)는 고대 그리스어 'episodos'에서 유래했어요. '위에'를 뜻하는 전치사 epi-와 '여행, 길, 걷다'를 뜻하는 hodos가 합쳐진 말이죠. 그러니까 '어딘가로 향하는 길 위에서 일어난 일' 정도로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에피소드란 단어에는 결론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그저 이런 일이 있었어, 하고 다음 에피소드를 향해 다시 걸어갈 뿐 정답도 결론도 없어요. 마침표가 아닌 쉼표에 가까운 단어라고 할까요?
오늘은 에피소드의 힘을 믿는 두 자매의 테이블웨어 브랜드 '림인시스(LimIn sis,)'를 소개합니다. 간만에 인터뷰 특별호로 찾아왔어요! 낭만을 사랑해 애써 찾지 않아도 삶에서 따뜻한 낭만을 쉽게 발견한다는 림인시스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 물결님도 한 번 들어보세요. 💌
-초록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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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인시스' 이렇게 한글로 보았을 땐 무슨 뜻인가 했는데, 'LimIn sis' 영문으로 보니 어떤 의미인지 한눈에 알겠더라고요. 그래도 공식적으로 '림인시스'란 이름의 뜻과 브랜드 소개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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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림인시스입니다. 저희는 혜림 언니 혜인 동생, 림인 자매가 꾸려가는 테이블웨어 브랜드예요. 온라인 운영관리부터 제품 디자인, 생산, 포장까지 저희 둘 힘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제 저희 이름으로 브랜드 이름을 지은 이유는 저희 둘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있는 그대로 브랜드에 담아내고 싶은 마음에서였어요. 저희 둘은 정말 같은 사람이고요, 동시에 정말 다른 사람이기도 해요. 서로의 내면이 영혼의 단짝처럼 닮았지만, 각자 내면이 만들어지는 방법과 그 내면을 표출하는 방식은 아주 달라요.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가치관은 비슷해도, 실제로 보이는 모양은 꽤 다른 편이죠.
그래서 그런지 저희 둘의 그런 묘한 닮음과 다름을 통해 형성되는 에너지가 큰 것 같아요. 실제로 저희가 개인으로 있을 때보다 자매로서 함께 있을 때, 많은 분이 반갑게 바라봐주십니다. '언니는 어디 갔어?','오늘은 왜 혼자예요?','동생은 어디 떼놓고 왔어?' 모두 저희가 혼자일 때 늘 듣는 말들이에요. 어느 순간 저희는 저희 합의 힘을 믿기 시작했어요. 저희 둘이 뿜어내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크게 느껴졌죠. 림인시스는 그 에너지를 중심으로 저희만의 림인크리쳐를 만들어가고 싶은 바람으로 시작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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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림 언니는 건축학과의 전공생이고, 혜인 동생은 공대를 전공했어요. 언니는 건축이라는 분야의 거대한 (통제할 수 없는) 스케일로 고민이 많던 차에, 어머니와 함께 우연히 도자기 핸드페인팅 클래스를 접하게 되었어요. 내 손에서 완성될 수 있는 작은 스케일의 창조물에 매력을 느낀 언니는 '필더모먼트'라는 이름으로 가볍고 또 무모하게 세라믹 분야에 뛰어들었죠. 당시 만 24세였어요. 이후 동생이 장래에 대한 고민이 많던 시기, 언니 일을 자주 도와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함께 일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둘 다 사회, 경제 경험이 없는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것이 순탄하게 돌아가진 못했고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어요. 그 과정을 통해 얻은 경험 그리고 점점 탄탄해지는 둘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새로운 출발을 결심했고, 그렇게 림인시스가 탄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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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기를 지나며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저희가 그릇을 바라보는 관점이에요. 사실 둘 다 그릇이란 사물에 크게 관심을 두는 사람은 아니었는데요. 계속해서 바라보고 만져가는 시간을 통해 그릇의 역할이 단순히 음식을 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릇은 사람의 공간에서 눈에 띄지 않는 크기로 오랜 기간 머물러요. 그리고 음식을 먹는 가장 일상적인 행위에 함께하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한 사람의 모든 에피소드가 그릇에 담겨요. 저희는 누군가 사용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고유한 에피소드가 그릇에 담기듯, 탄생의 과정에도 특별한 에피소드를 녹이고 싶었어요. 또 그 에피소드가 사용하는 이의 공간과 일상에서 새로운 에피소드들과 점철되어 가며, 그릇이 한 사람의 유일하고 영속적인 존재로 남겨지길 꿈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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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저희는 무엇이든지 답을 내리기보다 여지를 두고 걸어가는 '여정'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마침, 끝맺음, 완성'이란 의미보다 '시작과 끝이 없는, 연속적이고 중의적인 것'과 같은 림인시스의 가치관을 표현할 수 있는 쉼표를 심볼로 그리게 되었어요. 다섯 가지 철학 또한 각각의 개념이라기보단, 저희가 생각하는 '쉼표'의 느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다섯 개의 단어로 표현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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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색을 뿜어내는 것들은 단기간에 이목을 끌 수 있지만, 천천히 깊게 들여다봐야 하는 것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후자는 그 색을 알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죠. 단기간 이목을 끌기 위해 저희답지 않은 색을 내기보다, 저희가 좋아하는 '중의적이고 해석의 여지가 있는, 답이 아닌 과정, 마침표가 아닌 쉼표' 이런 것만이 주는 색을 꾸준히 추구했어요. 그 결과 흑과 백처럼 명료한 색채가 아닌, 시간이 흐르면서 복합적이고 깊게 쌓인 림인시스만의 또 다른 뚜렷한 색을 입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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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모양이 완성된 초벌상태의 기물을 공수해 와요. 이때, 기물을 고르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기물을 선택하기 이전에 시리즈 컨셉을 구상해 놓기 때문에 그 컨셉이 잘 전달되는 동시에, 용이하게 패턴 드레싱 할 수 있는 형태인가를 중요하게 봅니다. 더 나아가서는 그 기물의 형태와 크기가 만들어 내는 쓰임새는 다양한지, 그 쓰임새가 편안할지를 고려해요. 또 그릇에서 중요한 내구성을 위해 안정감 있고 일체화된 기물을 선호하고, 믿을 수 있는 국내 장인분들의 공장을 선택해요. 아무래도 저희 제품을 이루는 첫 단계이자, 중요한 재료이기 때문에 매번 저희가 직접 여주와 이천을 오가며 검품해 공수하고 있어요.
공수해 온 초벌 기물은 표면이 부드러워지도록 사포 작업을 거친 후 세척해줍니다. 이 작업을 통해 더 섬세하고 고른 패턴 드레싱이 가능해져요. 이후 저희 디자인으로 완성된 전사패턴을 수작업으로 드레싱 해요. 패턴이 드레싱 된 기물은 유약 작업과 높은 온도의 가마소성 단계를 거치며 비로소 내구성이 갖춰진 제품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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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기물에 패턴을 입히는 전사 방식에는 상회방식과 하회방식이 있어요. 이 둘은 유약과 가마소성 작업을 기준으로 그 전에 패턴을 입히는지, 혹은 그 후에 패턴을 입히는지에 따라 나뉘어요. 상회방식은 유약과 가마소성을 마친 완제품에 새로 전사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패턴이 약간 표면에 부착된 느낌으로 표현돼요. 더불어 전사작업 이후 또 한 번의 가마 소성 과정이 필요하고요.
반면 하회방식은 유약작업 이전에 전사작업이 이루어지며, 가마소성 과정에서 유약과 함께 패턴이 녹아들어요. 이렇게 입힌 패턴은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고, 특유의 자연스러운 느낌이 나요. 추가 가마소성 과정도 필요 없고요. 상회방식은 비교적 많은 시간을 들인 대신 변수가 적고 깔끔한 표현이 가능하지만, 하회 방식은 예민하고 까다롭더라도 낭비되는 과정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요. 이런 하회방식만의 특징이 자연스럽고 영속적인 것을 추구하는 림인시스의 철학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고수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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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저희는 사는 집도 같고, 일도 같이 해서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온종일 함께 있어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서로의 영감을 공유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영감을 얻게 되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구상이 시작돼요. 별다른 도구가 없어도 서로의 내면이 정말 많이 닮았기 때문에, 대화만으로 대부분의 것을 놓치지 않고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저희의 힘이에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스토리'예요. 저희는 낭만과 온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애써 찾지 않아도 삶에서 따뜻한 낭만을 쉽게 발견하고 경험해요. 이러한 것들이 주로 디자인 소재가 되죠. 디자인이 어떤 영감으로 탄생하게 되었고, 궁극적으로 그 디자인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명료해야 비로소 생명력을 갖는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전하는 스토리를 통해 사용자의 삶에서도 따뜻한 낭만이 피어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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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이 큰 세상은 결국 작은 에피소드들이 엮여있는 모양이잖아요. 따뜻한 낭만을 전하고 싶다는 저희의 바람을 작은 스토리들도 엮어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 제품이 전하는 스토리는 브랜드와 사용자를 긴밀하게 엮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이 점 덕분에 많은 분이 림인시스를 꾸준히 궁금해하고, 재구매도 해주시는 것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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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시작은 건축을 전공한 언니가 했기 때문에 건축에서 배울 수 있는 미적 감성이 많이 쓰였어요. 선의 아름다움이라든가 함축적인 표현, 규칙 등 도형적인 요소로 언니의 세계를 표현했죠. 여담이지만 저희 둘은 MBTI마저 극 INF로 비슷한데요. 언니는 J, 동생은 P 성향이 강하답니다. 언니는 정돈과 함축을 좋아하는데 동생은 정해진 규칙이나 틀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 해요. 동생은 어릴 때부터 미술에 흥미가 있었고, 자유와 몽상적인 성향이었는데 이런 동생과 언니가 함께 작업하며 디자인 방식이 많이 변화해 왔어요. 자연스럽게 생동감 있고 날것 같은 동생의 구상과 언니의 힘 있는 나열, 정돈이 어우러져 지금은 림인시스가 완성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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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씨(Deep-Sea) 시리즈가 저희 둘의 내면세계가 시각적으로 많이 표현된 것 같아 애정이 가요. 차가워 보이지만 어쩌면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무섭고 불안해 보이지만 어쩌면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인 심해. 이렇듯 보이는 것과 다르게 오히려 반대 의미로 해석하며 삶에서 따뜻한 낭만을 찾아가려는, 힘 있는 주체로서의 저희 모습이 많이 보이는 시리즈예요.
또, 코르크 시리즈는 파리 여행으로 시작된 저희의 와인 코르크 수집이 소재가 된 시리즈예요. 여행과 술의 낭만이 가득 담겨있죠. 이 시리즈에서 가장 주목했던 시각적 표현은 코르크를 닮은 빈티지 텍스쳐였어요. 오로지 시각만으로 마치 촉감이 느껴지는 듯한 질감을 표현하려 애썼고, 세월의 흔적이 자연스러운 미로 승화되는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이 시리즈를 통해 기억에 남는 고객님을 만나기도 했어요. 어느 날 저희 검품 실수로 살짝 금이 간 제품을 받아 본 리뷰가 올라왔더라고요. 그런데 별점은 만점을 주셨었죠. 하자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고객님에게 전화해 교환해 드리겠다고 했는데, 고객님께서 사용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고 오히려 그 부분이 빈티지한 매력으로 느껴져 마음에 든다며 교환을 거부하셨어요. 이렇게 '미'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던 기억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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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킹하며 엿볼 수 있는 고객님들의 주문 조합이 늘 흥미로워요. 패킹 단계에서는 제품이 사용될 공간과 장면을 상상하곤 하는데요. 그러다 보면 고객 한 분 한 분의 취향이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이 과정 또한 저희에게는 하나의 따뜻한 에피소드예요. 작은 에피소드들의 힘을 믿는 브랜드로서, 이런 부분을 가치 있게 조명하고 많은 분께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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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패킹은 고객님들의 손에 제품이 전해지기 전 마지막으로 거치는 중요한 단계예요. 이 단계는 제품 최종 검수와 함께 저희의 마음도 담는 과정인데요. 워낙 상품이 다양하고 제품 또한 파손되기 쉬운 예민한 성격을 띠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받는 사람에게 저희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 패킹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쓰이는 제품당 박스 패키지가 아닌, 제품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포개어 합포장하는 방식이에요. 최종 패킹은 고객이 어떤 제품을 어떤 조합으로 주문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을 갖추게 돼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낭비를 좋아하지 않는 저희의 성향과 잘 맞는 방식이죠. 수기로 작성한 오더 리스트와 리본으로 마무리한 패킹 방식을 고객님들도 많이들 좋아해 주세요. 덕분에 패킹은 언제나 설레는 마지막 작업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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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희의 꿈처럼 따뜻한 낭만이 전염되는 모습이죠. 제품을 만들 때는 저희의 낭만을 담지만, 제품이 사용자의 공간에서 그들만의 새로운 낭만을 피어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상상이 가장 좋아요. 마치 그 사용자와 저희가 교감을 하는 듯한 느낌이에요. 자신의 공간에 애정이 있는 이의 소중한 공간에 저희 제품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레요. 사실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공간이 자신만의 공간인데, 그 공간에서 제품을 통해 한 사람의 진면모를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영광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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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작은 무모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사회의 냉정함이나 차가운 면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림인시스를 통해 저희는 그 긴 시간을 온기와 낭만으로 채울 수 있었어요. 자신의 정체성조차 인지하기 힘들었던 어린 나이의 림인시스가 시간이 지나 되려 저희의 뚜렷한 정체성을 발견하고 다져갈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을 주었어요. 앞으로는 지금까지 단단히 만들어 온 저희의 색깔을 통해 테이블웨어를 넘어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점차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저희는 언제나 내면에 꿈꾸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그 따뜻한 낭만을 림인시스를 통해 세상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림인시스의 꿈은 세상에 꿈꾸는 이들이 많아지는 거예요. 누구나 내면에 꿈꾸는 또 다른 자아가 있거든요. 저희는 그걸 계속해서 상기하고 내면의 꿈과 현실을 잇는 일을 계속해 나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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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림인시스'입니다. ⓒlimIn s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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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이야기, 낭만, 꿈. 오늘 인터뷰호를 편집하며 가장 많이 만난 단어들이에요. 언뜻 보면 '그릇'에서 쉽게 연상되는 것들은 아닌데 말이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한 사람의 모든 에피소드가 그릇에 담긴다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제 애착 그릇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겼나 한 번 들여다볼까 봐요. 우연인지 요즘 ‘이야기'란 단어를 자주 접해요. 지난해 이동진 평론가가 올해의 책으로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란 책을 추천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사진이나 영상에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깨닫고 있거든요. 사실 그림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를 찍은 건데 어떻게 사진이나 영상에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건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었는데요. 살아 보니 세상은 실재보다 실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훨씬 중요하더라고요. 이 큰 세상에서 어떤 장면을 확대해 볼지, 어떤 이야기에 조금 더 귀 기울일지 선택하는 건 온전히 자신만의 몫이에요. 비단 사진뿐 아니라 글도 마찬가지겠죠. 어떤 부분에는 단어를 덧붙이고, 어떤 문장은 과감히 삭제하고, 문단끼리 순서를 요리조리 바꿔가며 한참을 만지작거린 후에야 완성되는 제 글에서도 저만의 이야기가 느껴질까요? 부디 그랬으면 좋겠어요.
Editor 초록 | 공간과 텍스트를 좋아해요. 즐겁고 편안한 상태를 꿈꿉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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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 노래는 '선우정아 - 포옹(Solo Ver.)' 입니다. 퐁~ 퐁~ 퐁~ 퐁~ 퐁~ 무슨 소리냐고요? 들어 보면 알 거예요!
따뜻하게 구운 샌드위치, 가로등 아래에서 바라보는 함박눈,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나누는 인사 모두 제가 사랑하는 이야기들이에요. 물결님이 사랑하는 이야기,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답장을 남겨 주시면 다음 호 하단에 물결님의 이야기를 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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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님이 보내주신 답장이에요 💌
77호 <오두제>편의 질문은 '제주에서 처음 본 풍경 공유하기'였습니다.
아직 레터를 못 읽었다면 여기에서 볼 수 있어요.
"제주를 제주답게 만드는 것들은 흐르고 떠다니는 자연물이라고 생각해요. 돌과 바람, 바다, 들꽃이 그러해요. 사람들은 제주의 꽃에 대해 이야기할 때 유채나 동백을 말하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어요. 언제든,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것들이 발붙여 제주가 되었다는 것을. 제가 처음 제주에 왔던 날, 찍은 들꽃사진을 인스타그램으로 보냈어요. 다정하고 깊게 주변을 관찰하다 보면 어디든 제주만큼 근사할 거예요" from. 우주 뭉 물결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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