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kawi)는 올해 1월 물결님에게 소개한 적 있는 브랜드죠. 패턴 위주의 포장지, 리본, 노트 등 문구류와 브랜드 이름 그대로 여러 종류의 가위를 다루며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기쁨을 전하고 있어요. 여름 끝자락, 가위를 만들고 이끄는 브랜더 이진현 디자이너님과 물결님, 돌멩이팀이 연남동 작은 골목에 모였습니다. 

돌멩커뮤니티 첫 번째 시간은 에디터 초이와 이진현 디자이너님의 대화로 채워졌어요. 두 분의 대화를 통해 간단한 브랜드 소개부터 제품 제작 비하인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어요.

에디터 초이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동료에게 소소한 선물을 자주 받는다고 해요. 주말에 전시를 보고 챙겨온 책갈피, 작은 응원을 담은 포스트잇 등이 모두 선물이라면서요. 이진현 디자이너님은 딱 그 지점이 가위가 생각하는 '선물하는 마음'이라고 해요. 특별한 날에만 떠오르는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선물이 모두에게 일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요. 실제로 본인도 워낙 일상적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편이라 최근에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이 무엇이냐는 초이의 질문에 한참 답을 내놓지 못할 정도였죠. 사소한 물건일지라도 '내 거 사면서 하나 더'가 이진현 디자이너님에겐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해요. 

가위의 대표 제품은 다채로운 컬러가 매력적인 패턴 포장지예요. 이진현 디자이너님은 이 포장지를 구상할 때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해요. 첫 번째는 질리지 않을 것, 두 번째는 중성적일 것. 특별히 두 번째 원칙을 세운 이유는 사람들이 가위 제품을 보고 구체적인 상을 떠올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대요. 그래서 생각한 게 '패턴'이었죠. 실제로 몇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제외하면 가위가 선보이는 패턴은 무엇을 형상화했는지 한눈에 보이지 않아요. '이건 별이구나, 저건 꽃이구나' 대신 '차분하다, 부드럽다, 강렬하다' 같은 인상이 먼저 떠올라요. 자연스럽게 이런 형용사들이 그 패턴이 선물할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장치가 되어주길 바랐다고 해요.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과정에 관한 현실적인 얘기도 들려주셨어요. 이날 자리해주신 물결님 중에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이 많아 이 대목에서 가장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답니다. 현장에서 여러 패턴 포장지를 직접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제 눈엔 무엇 하나 고를 수 없이 다 예뻐 보였지만, 현실은 인기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게 분명하게 나뉜다고 해요. 브랜더이자 동시에 사업가로서 이런 경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이진현 디자이너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제가 과연 모든 제품을 잘 팔릴 것 같다는 확신을 가지고 디자인 할까요? 아니에요. 

제 안에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디자인 하면서도 이미 인기 없을 것 같은 제품이 분명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런 제품도 만들어요.

비록 선택 받지 않더라도,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가 되어주는 것 만으로도 가치있거든요."

- 이진현 디자이너, kawi

무시할 수 었는 또 다른 현실, 제조업 브랜드로서 재고를 관리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어요. 특히 가위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이 종이다 보니 관리에 정말 많은 공을 들인다고 해요. 365일 24시간 제습기를 돌려야 하는 건 물론, 쉬는 날에도 제습기 물을 비우기 위해 출근해야 한다는 눈물나는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었죠. 또 인쇄물 특성상 햇빛에 취약해 이런 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해요. 브랜드, 특히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를 꿈꾸고 있다면 이런 현실적인 부분을 꼭 고려해야 한다고 짚어주셨어요.

두 번째 시간엔 포장 워크숍이 이어졌어요. 작은 상자로 연습한 후, 각자 가져온 선물을 짧게 소개하고 직접 포장해 보며 배웠던 포장 방법을 복습하는 시간이었죠. 친구에게, 친오빠에게, 고객에게 줄 선물을 포장하는 물결님들을 보며 이날 커뮤니티의 이름인 '포장하는 마음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어요.

먼저 고무판과 포장지, 칼, 가위, 테이프, 스티커와 각종 리본 등이 각자 자리에 놓였어요. 사실 포장은 간단한 준비만으로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이날은 포장을 제대로 배워보는 날인 만큼 필요한 도구와 재료를 모두 만지고 사용해볼 수 있도록 했어요.

이진현 디자이너님이 기본 도구들을 소개해주시고, 물결님 각자 연습할 포장지를 골랐어요. 질감도 두께도 패턴도 모두 다른 종이들을 손으로 만져보며 고른 포장지에 물결님들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신기했답니다.

포장은 '선물 크기에 맞게 포장지를 자르고, 모양에 맞춰 접고, 마지막으로 풀리지 않도록 붙인다'가 기본이에요. 그중 첫 번째 단계, 포장지를 자르는 것만 잘 해도 반은 성공한 셈이라고 하는데요. 무턱대고 포장지를 재단했다가 선물에 비해 종이가 모자라거나 넘쳤던 경험 물결님도 있지 않나요? 선물을 어느 방향으로 두어야 하는지, 어디를 중심으로 재단해야 원하는 패턴이 잘 보이게 할 수 있는지, 위아래와 양옆으로 여분을 얼마나 남겨야 하는지 등을 배울 수 있었어요.

또 가위 포장지만의 작은 센스, 가장자리에서 1cm 간격을 두고 그려진 띠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알려주셨어요. 가위 포장지 대부분 패턴이 화려하다 보니 어울리는 리본을 찾기 어려울 수 있잖아요. 또 리본이라는 게 그때그때 구매하려면 번거롭기도 하고요. 이진현 디자이너님은 이런 문제를 아예 처음부터 포장지에 패턴과 어울리는 리본을 같이 인쇄해버리는 방법으로 해결했어요. 이 부분을 잘 접어 활용하면 리본을 묶지 않아도 완성된 포장에 포인트를 더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물결님 각자 가져온 선물을 간단히 소개한 뒤, 앞서 배운 내용을 스스로 포장하며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물결님들 서로 돕기도 하고 이진현 디자이너님이 도와주기도 하면서 복습시간이 지나갔는데요. 포장한 상자들을 한 데 모았더니 선물을 가득 쌓은 듯 푸짐한 기분이 든다며 다들 좋아하셨답니다.

이진현 디자이너님이 준비해주신 깜짝 선물을 나눠드리며 워크숍은 끝이 났어요. 포장한 상자를 충분히 담을 수 있는 커다란 종이가방과 예쁜 패턴 가득한 종이봉투, 노트 등… 활짝 웃는 물결님들의 얼굴을 보며 선물이 주는 기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돌멩이레터'입니다. ⓒdolme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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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남겨 주시면 돌멩커뮤니티 운영에 참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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