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시작된 취는, 2022년 한 번의 리브랜딩을 거쳤어요. 이 과정에서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point 1. 2017년 시작된 취는, 2022년 한 번의 리브랜딩을 거쳤어요. 이 과정에서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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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2. 취의 대표 제품을 소개해요. 한국의 향, 그리고 한국을 어떻게 제품에 입혔는지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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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3.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브랜드를 지속해 온 취의 힘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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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그스러움이 느껴지는 로고를 가진 취(CHI)는 한국적인 향을 소개하는 브랜드에요. 핸드크림과 디퓨저, 드롭퍼라 불리는 오일을 판매합니다. 최근에 론칭한 제품은 [수묵]라인으로 이정화 서예가와 함께 개발했죠. 사실 취는 ‘취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어요. ‘우리의 전통 공예품을 현대인의 삶에서 그 쓰임을 다하게 하자’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전통을 현대의 삶에 가져오는 작업을 해왔어요. 전통 공예의 장인들과 함께 기념품이 아닌 일상에서의 제품으로 한국 전통 공예 제품을 개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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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매듭 이수자 박형민 매듭장과 매듭 만들기 키트를 만들기도 하고, 윤정숙 자수장과 전통 자수 DIY 키트를 만들기도 했어요. 전통의 이미지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그 쓰임과 역할을 함께 가져왔죠. 전통 제품을 소개하는 브랜드를 만나면서 이들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만들었어요. 말총 공예, 매듭 공예, 부채 공예, 대나무 공예, 자수 공예 등 전통 분야에서 38가지 제품을 개발한 '취 프로젝트'는 2022년 지금의 '취(CHI)'로 리브랜딩 하였어요. 네모반듯한 로고에서 둥그런 로고로, 전통을 다루는 곳에서 한국의 향을 다루는 곳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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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는 한국 지역에서 얻은 찰나의 영감과 경험을 향으로 표현해요. 공간의 향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취는 제품의 부향률을 낮추었어요. 부향률은 향에 함양된 원료의 비율을 의미하는데요. 취의 디퓨저는 부향률 25%로 일반적인 디퓨저의 경우 30%의 부향률을 택하고 있는 것에 비해 낮아요. 그만큼 공간에 은은하게 발향 되어요. 현재 사찰, 대나무, 쑥, 화원, 수묵 향의 라인을 두고 있어요.
취가 한국의 향에 좀 더 집중하기로 한 계기는 2018년도 서울디자인 페스티벌이었어요. 한창균 대나무 공예 장인과 함께 대나무 디퓨저와 홀더를 만들었는데요. 그때 경험했던, 대나무숲과 그 숲에서의 쉼과 여유가 인상 깊어 이를 향으로 구현했어요. 그렇게 나왔던 향이 '바람이 불어오는 대나무 숲', '비가 내리는 대나무 숲'이에요. 지금의 취의 대나무 라인의 바탕이 된 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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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국 곳곳에 숨어 있는 향을 찾기 시작했어요. 경남 하동의 녹차 향, 전남 광양의 매화 향, 인천 강화도의 쑥 향으로 디퓨저를 만들며 자연스레 한국 지역의 향을 알아가게 되죠. 리브랜딩하면서 이 경험을 바탕으로 향을 다루는 브랜드로 자신을 정의했어요. 지금은 나무로 된 작은 사찰의 향, 제비꽃과 구절초, 뚝갈을 원료로 한 한국 들꽃의 향 등을 선보이고 있어요. 주로 디퓨저나 룸스프레이류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앞으로 향을 즐길 수 있는 더 많은 방법을 찾아나갈 예정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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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의 후기를 찾아보면 쉽게 만날 수 없는 향이라는 평이 많아요. 인위적인 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향이라고 하죠. 누군가는 '대나무' 핸드크림의 향에서 대나무숲 사이 청아한 목탁 두들기는 소리가 연상된다고도 하고요, 사찰 향을 두고는 샌달우드보다는 우드스틱의 향이라고도 해요. 프래그런스 오일인 드롭퍼를 구매하면 대나무 조각이 같이 와요. 향을 퍼뜨리는, 디퓨저의 스틱 역할을 하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지는 대나무 조각의 미세한 색 차이를 느끼는 것도 취가 보았던 대나무숲을 경험하는 방법 중 하나에요.
또는 석고로 만든 떡살 디퓨저를 함께 쓸 수 있어요. 떡에 다양한 문양을 찍어 길흉화복을 나누던 전통 도구인 떡살을 닮은 디퓨저예요. 이 떡살은 향을 퍼뜨리는 역할도 하고, 작은 구멍이 있어 인센스 스틱을 꽂아 사용할 수도 있어요. 최근 수묵 라인을 론칭하면서는 서울 북촌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요. 서예가의 방을 콘셉트로 꾸민 곳에서 이정화 서예가의 라이브 퍼포먼스로 수묵 향을 전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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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님, 마미체라는 이름 들어보셨나요? 저는 처음 들었을 때 서체 이름인 줄 알았거든요. 마미체는 술 혹은 장을 거르거나 가루를 곱게 칠 때 사용하는 말총(말꼬리 털)으로 만든 체를 말해요. 전통 기법에 따라 말총공예 기술을 계승한 백경현 장인과 만들었어요. 800가닥의 말총을 베틀로 짠 후, 8번의 옻칠을 통해 만들죠. 이 마미체로 차나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데요, 거의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처음 백경현 장인을 만나게 된 일화가 인상 깊어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취의 김은비 대표님은 도시형 농부 시장인 마르쉐 시장에서 백경현 장인을 만났는데요. 김은비 대표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백경현 장인은, 이 보물 같은 마미체를 포장 하나 없이 쌓아놓고 파셨었다'고 해요. 그날로 장인을 찾아뵙고 '수비(SUBI)'라는 브랜드 이름을 붙였어요. 물 수에 날 비. 물이 날다 혹은 물이 비상한다는 의미를 지니는데 물이 걸러지는 모습과 불필요한 무언가를 걸러내는 행위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이 브랜딩 과정이 흥미로워요. 시간이 되신다면 물결님도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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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레터는 취가 주인공이지만, 취가 취 프로젝트였던 기간이 더 긴 만큼 취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레터 작성을 위해 취가 취 프로젝트였던 시절에 남긴 브런치 글을 모두 읽어보았는데요, 지금과 사뭇 다른 이미지이지만 낯설지는 않았어요. 자신들의 정체성을 정의한 글, 과거의 문화를 현대에 잘 구현한 브랜드를 소개하는 글, 취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만나 장인들에 대한 글, 서예나 노리개, 백일 상 등 전통문화에 관한 글, 짚신을 신고 출근을 한 날의 글도 있었죠. 짚신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은 모두 슈마스터(shoes master)라는 얘기를 곁들이면서요. 2020년 12월까지 쓰인 41개의 글을 보며 뚝심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리브랜딩을 결심하기까지 꼭 그만큼의 진심과 결심이 있었겠다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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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 프로젝트 시절부터 브랜드 '취'가 된 지금까지, 취는 브랜드를 똑똑하게 운영해 왔어요. 사실 취향이 전부인 시대. 전통을 적용한 현대적 감성이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취향의 브랜드처럼 타깃층이 아주 넓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펀딩을 통해 테스트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어요. 취 프로젝트로 총 15번의 펀딩, 모금액 130,667,200원, 총후원자 4,321명을 달성했는데요. 그 성실함이 놀라웠어요. 이때 취 프로젝트를 만나 지금의 취까지 함께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요. 취로 이름을 바꾼 후, 대나무와 사찰 핸드크림을 처음 선보였던 곳도 펀딩이었어요. 역시 목표 금액을 훨씬 웃도는 금액으로 마감되었답니다. 2022년 리브랜딩 후, 지금까지 3개의 향을 더 출시한 것을 보며 이들의 아이덴티티는 성실함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취'입니다. ⓒ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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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요즘이에요.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 뛰어난 결과를 내는 것? 아무렇지 않게, 쉽게 해내는 것?. 모두 다 맞는 해석이에요. 타인에게 들으면 기분 좋고, 자신에게 해줄 수 있으면 더 뿌듯한 말인 것 같아요. 오늘 취를 보며 하나의 풀이를 더 붙이고 싶어요. 믿고 있는 것을 꾸준히 해내는 것. 물결님도 물결님만의 '잘한다'의 풀이를 추가해 보세요. 잘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질 거예요.
Editor 초이 | 매력적인 브랜드 뒤에는 늘 매력적인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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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 노래는 'wave to earth - gold' 입니다.
물결님을 취하게 하는 향은 무엇인가요? 저는 우드와 배향이에요!
*답장을 남겨 주시면 다음 호 하단에 물결님의 이야기를 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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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님이 보내주신 답장이에요 💌
72호 <슬랙>편의 질문은 '물결님은 어떻게 일하고 있나요?'였습니다.
아직 레터를 못 읽었다면 여기에서 볼 수 있어요.
"현재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저는 늘 IT 업계에서 일하면서 슬랙을 늘 사용해왔었는데, 지금의 회사는 카카오톡으로 업무 공유를 했었어요. 카카오톡으로 업무를 공유하다보니 사생활과 분리가 안될뿐더러 파일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확인할 수 없고, 클라이언트별로 계속해서 무한정으로 생겨나는 카톡방이 너무 버거웠어요. 그래서 제가 슬랙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그 결과 6개월째 사용중이에요! 하지만 나잇대가 좀 있는 분들은 이게 카카오톡이랑 다를게 뭐냐면서 힘들어하네요.. 슬랙이 얼마나 업무에 효율적인지 요 뉴스레터를 공유하려고요! 돌멩이 뉴스레터를 보고 팀원들이 카카오톡보다 슬랙을 더 편한지 그리고 얼마나 좋은 사내메신저인지 알게 되겠죠?" from. Woody 물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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